북한군 피살 공무원 자녀 추모편지 공개한 河
고인 친형 이래진씨 "지난 정부 무슨 짓 했는지 스스로 밝히라"
고인 친형 이래진씨 "지난 정부 무슨 짓 했는지 스스로 밝히라"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한 고(故) 이대준씨가 최초 실종됐던 소연평도에 현장방문하여 "더불어민주당은 '그래도 월북'이라며 유족들을 두번 세번 죽이는 무모한 짓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하태경 위원장은 3일 자신의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고인의 아들과 딸이 선친을 그리워하며 쓴 편지를 공개한 데 이어 이날 "보통 극단적 선택은 내가 세상에서 혼자라는 고립감이 핵심 원인이다. 그러나 이대준씨는 든든한 아들, 사랑스런 딸 등 가족 관계가 아주 좋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앞서 하 위원장은 전날 오후 인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김진형 전 해군 군수사령관, 문경복 옹진군수, 고인의 친형 이래진씨 등 유족들과 함께 위령제를 가진 자리에서 이대준씨 자녀의 편지를 낭독했습니다. 아들 이모군(20)은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아빠에 대해 함부로 말하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남은 가족의 상처는 아랑곳없이 삶을 짓밟았다"며 "아빠가 살아온 47년을 평가할 자격이 되는 사람들은 20년을 함께 살아온 엄마와 저희뿐이다. 이제 편히 눈 감으시라"고 호소했습니다.
딸 이모양(10)은 "아빠께 평소에 잘 못해드린 것 같아 항상 죄송해요. 그리고 같이 공원도 가고 같이 잤을 때 정말로 재밌고 행복했어요. 저는 지금도 잘 지내고 있으니까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정말 사랑해요"라고 전했습니다.
이날 하 위원장은 이 편지를 재차 공유하며 "딸을 가진 아빠로서, 이 편지를 보고 도저히 자살과 월북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딸 아이가 있는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한다는 말입니까"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월북이 아닌 증거를 가져오라'는 민주당의 대응을 겨냥하며 "유족들을 두번 세번 죽이는 무모한 짓을 즉각 멈추라"고 경고했습니다. 전날 이대준씨 위령제에서 하 위원장은 "해경이 숨진 이씨의 월북 근거라며 제시한 7가지 중 감청, 도박 빚, 정신적 공황상태를 제외하면 모두 배와 바다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라며 "바다 위에 어떤 부유물이 있는지, 배 안에 방수복과 구명조끼가 있는지, 야간 당직 때는 어떤 신발을 신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래진씨는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현장조사는 현장에서 팩트체크가 필요했고 가시적 성과가 있었다"며 "이제 민주당은 흔들기 그만하시고 TF팀(민주당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관련 TF) 해체가 정답인 듯하다. 그동안 국민들을 속이고 또 속이려하는 건지 알수가 없다. 지금의 대통령과 안보실을 흔들어서 무엇을 지우고 감추고 싶은가"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그는 "4일 당론채택 13일 의결을 요청했으니 거기에 집중하시라"며 "지난 정부와 (문재인 청와대) 안보실·민정수석실 등에서 무엇을 했고 무슨 짓거리를 했는지 스스로 밝히시라"고 촉구했습니다. 나아가 "어떻게 헌신해 내 나라 내 바다를 지켜준 공무원의 희생을 니들의 더러운 짓거리에 이용했는지 밝혀낼 것이고 국민 앞에 낱낱히 보여줄 것이다. 이제 '감히'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다. 감히 내 동생과 우리 가족을 건드렸고 감히 국민을 또 속이려 하나"라고 성토했습니다.
국민의힘이 TF을 개설한 것과 관련하여, 민주당 측도 TF팀을 개설해 대응에 나섰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해, 해경과 군이 피해자 월북 판단에 대한 입장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국가안보실의 지시를 받았다는 의혹을 거듭 제기했습니다.
민주당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관련 TF' 단장인 김병주 의원은 오늘 용산 합동참모본부에서 합참 관계자들과의 회의에 앞서 "수사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국가안보실이 조율한 '톱다운' 지시에 따른 수사결과 변경이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국방부와 해경은 입장 번복을 발표하며 새 증거나 정황은 제시하지 않고, 같은 팩트로 해석만을 뒤집었다"고 지적하면서 "최종수사 결과 발표 전에 해경은 합참의 정보 판단을 다시 열람하거나 분석하지 않았고, 요청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또 "해경이 SI 정보, 즉 특수정보에 접근할 수 없고 증거를 수집하지 못해 수사를 중지하고 월북 판단을 뒤집을 수밖에 없었다는 어이없는 결론을 발표했다"며 윤석열 정부 국가안보실의 개입 여부를 밝히려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고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ogi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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