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을 둘러싼 여야의 진실게임
여권 "수사 과정에서부터 조작됐다"
야권 "정치적 목적으로 국가 정보 악용"
지난 2020년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해경이 입장을 번복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여야 갈등은 더욱 첨예해지고 있습니다.여권 "수사 과정에서부터 조작됐다"
야권 "정치적 목적으로 국가 정보 악용"
여권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서해 피격 공무원의) 정신적 생명을 죽였다, 즉 '명예 살인'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야권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를 흠집내려 한다고 반박하는 중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오늘(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를 흠집 내기 위해서 국가안보 정보를 악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윤 의원은 "정부가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는데 이것은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로지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하태경 의원이 언급한 '4대 의혹을 언급하며 "(하태경 의원은)비(非)본질적인 것으로 뭔가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시는데, 오로지 정치적 주장만 하고 문재인 정부를 흠집내기 위해서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윤 의원은 '전 정부의 월북 판단이 남북 관계 호재 국면을 염두하고 낸 것이 아니냐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서 "당시는 월북 의사가 쟁점이 되지 않았고, 핵심적인 쟁점은 무고한 국민이 북한군의 총격에 의해 피격 됐다는 사실"이라며 "정부는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의힘 측에서 하태경 의원을 중심으로 대통령기록물 열람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하 의원이 아무것도 잘 모르고 있다"며 "기록물은 대통령 기록물과 SI 정보가 있는데 뭘 공개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습니다.
윤 의원은 "오히려 야당은 가만히 있는데 여당인 국민의힘이 공개하자고 한다"며 "국익을 생각하는 정당인지, 제대로 된 여당인지 의심스러운 정도"라고 질타했습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SI 정보는 공개되지 않는 게 국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궁하더라도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 사진 = 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서해 피격 공무원의 육체적 생명은 북한이 죽였지만, 정신적 생명은 문재인 정부가 죽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날 하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월북인지 아닌지, 그것을 밝혀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가 월북이라고 단정지어 발표하면서 조작한 것들이 확인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제가 4대 조작 의혹을 지금 확인했다"면서 "월북이라고 보기 힘든 정황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다 수사 과정에서 조작됐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북한 당국 발표를 보면 '도주하려는 조짐이 있었다'는 내용이 나온다"며 "이는 북한 당국이 진짜 월북 의사가 있는 사람이라고 보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 의원은 민주당 우상호 비대위원장을 향해 "전두환을 닮아가는 것 같다"는 지적도 했습니다.
그는 "우 위원장이 '무슨 월북 공무원이 죽은 게 큰 문제냐, 먹고 사는 게 중요하지'라고 말했다"면서 "인권은 무시하고 먹고 사는 문제만 챙기는 게 전두환 국정철학인데 이분은 자기가 싸웠던 분과 닮아가는 것 같다"고 비꼬았습니다.
또한 해당 사건을 꺼낸 것은 전임 정부에 대한 '적폐 몰이'라고 주장하는 민주당 측 지적에 대해서 "2년된 사건인데, 이번에 해경이 발표한 게 최종 수사 결과의 발표"라며 "원래 문재인 정부의 최종 수사 결과 발표가 됐어야 했는데, 수사관들이 양심의 가책 때문에 도저히 못하겠다고 서로 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며칠 전에도 해경 간부들에게 물어보니 누가 정권을 잡든 이건 빨리 발표해야 된다(고 했다)"며 "생명이란 게 육체적·정신적 생명인데 육체적 생명은 북한이 죽이고, 정신적 생명은 문재인 정부가 죽인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국민의힘은 전날(19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월북몰이 진상규명 TF(태스크포스)'를 출범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단장은 하 의원이 임명됐습니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당으로부터 '해수부 공무원 월북 몰이 진상규명 TF'(가칭) 단장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이대준 씨가 피살된 날 문재인 정부가 방치한 '6시간의 진실'과 북한군에 의해 무자비하게 살해 당한 우리 국민을 '월북'으로 둔갑시켜 인격살해한 사건의 진실을 반드시 규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원내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TF는 오늘 인적 구성 등에 대한 최종 보고를 거친 후 이번 주 중 발족할 예정입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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