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정권을 겨냥한 수사가 진행되며 논란이 가열되자 오히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한 장관이 정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14~15일 양일간 1003명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윤석열 정부 실질적 2인자'를 물은 결과 한동훈 장관을 꼽은 이들이 응답자의 37.3%에 달했다. 그 뒤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12.5%), 한덕수 국무총리(10.6%)가 이었다. 소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로 꼽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각각 7.5%와 6.9%에 그쳤다.
이번 설문 결과는 국정에 실질적으로 해당 인사가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기보단 일반인들에게 윤석열 정부에서 존재감을 나타내는 인사가 누구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장관에 대한 지지도는 높아져만 가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알앤써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 11~13일 사흘간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한 장관은 15.1%로 3위를 차지했다. 유력 대권후보로 꼽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만이 한 장관을 앞섰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지지율(6.8%)보다 한 장관의 지지율이 2배 이상 높기도 했다.
이같은 한 장관의 존재감은 법무부 장관 후보시절부터 '촌철살인'의 발언과 패션 등으로 드러난 바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 지지층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국정상황 중 하나로 전임 정권을 향한 사정이 꼽히고 있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전날도 한 장관은 야권에서 검찰 수사를 '정치 보복'이라고 반발하는 것에 대해 "검찰과 경찰은 부패범죄를 제대로 수사하라고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것"이라며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한 장관과 이재명 의원의 관계를 가리켜 "배트맨과 조커의 구도"라며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다.
민주당 역시 최근 대선패배 평가에서 "40대에선 한동훈 장관이 5년 뒤 대선후보"라고 대놓고 그의 존재감을 인정했다. 그러나 여권에서는 이런 한동훈 존재감이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아직 정권초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50%를 들락날락하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차기대선주자 존재감이 커지는 건 그립감을 잡는데 오히려 '독'이라는 말도 나온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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