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외교부에 첨단과학, 신흥기술, 사이버안보 업무를 전담하는 이른바 '과학기술사이버국' 신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귀국한 후에 관계부처와 협의해서 외교부가 21세기 도전에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진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경제안보를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미국 방문을 통해서 갈수록 다양화되고 전문화되는 우리 외교를 조직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국무부는 오래 전부터 해양국제환경과학국을 운영하고 있고 사이버디지털국을 신설하는 등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한국 외교부도 경제안보를 추진하는 별도 조직 필요성을 언급했다. 첨단 과학기술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통해 이러한 혜택을 공유하려면 적극적인 외교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외교부 과학기술사이버국 신설 방안은 외교부 자체적으로 검토가 이뤄졌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사전 협의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전날 첫 한미외교장관 회담을 진행했고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경제분야 고위직도 두루 만나고 있다. 그는 특히 그랜홈 에너지장관과의 면담에서 에너지안보 달성을 위한 원자력 역할에 주목하면서 해외 원전시장 공동참여,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원전 연료의 안정적 공급 등에 대한 다양한 한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박 장관은 "이번 방미 목적은 지난 5월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후속 조치를 이행하는 것"이라며 "안보영역을 넘어서 경제동맹, 기술동맹으로 진화하고 확대해나가는 한미동맹의 구체적인 내실을 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미 상·하원 의원과 싱크탱크 인사들과도 접촉하면서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지원과 관심을 촉구했다.
박 장관은 이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의 한미동맹 간담회 기조연설에서 삼성 반도체공장을 한미 기술동맹 모범사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달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에 방문해 ‘반도체는 원래 미국 기술인데 지금 한국이 최대의 공장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이게 가능한가'라며 극찬을 했다"며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주의, 창의력, 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앞서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전날 박진 장관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 경제동맹과 관련해 "삼성이 미국 텍사스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고, 현대차가 조지아주에 110억달러를 신규 투자해서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게 되면 수 천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적인 한국 기업들과 미국 노동자·지역사회 파트너십은 한미 모두에게 혜택을 주고 서로 가깝게 이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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