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회 출석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與 "민주, 백배 사과해야"

국힘 “민주주의 버린 野, 법의 엄중 경고”
민주 “본안 소송에선 사실 입각 판결해야”

헌법재판소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법제사법위원장석을 점거해 ‘30일 국회 출석정지’ 처분을 받은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징계 효력을 중지했습니다. 김 의원은 “너무나 당연한 헌재 결정”이라며 “민주당이 뭐라 궤변을 늘어놓을지 흥미진진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헌재 “국회의원 활동 정지…중대한 손해”

지난 20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징계안이 찬성 150표로 가결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헌재는 오늘(3일) 김 의원이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인용했습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국회의원은 국민에 의해 직접 선출되는 국민의 대표로서 여러 헌법상·법률상의 권한을 부여받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은 입법에 대한 권한이고, 이 권한에는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포함돼 있다”며 “법률안 심의·표결권은 본회의에서뿐만 아니라 소관 상임위에서도 보장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김 의원에 대한 출석정지 처분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되면 30일의 출석정지 기간(5월 20일∼6월 18일) 동안 회기 여부와 관계없이 국회의 모든 회의에 참석할 수 없게 돼 사실상 국회의원으로서의 활동이 정지된다”며 “국회의원으로서 회복하기 어려운 중대한 손해를 입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후 종국 결정에서 권한쟁의심판청구가 인용되는 경우 김 의원이 침해받은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회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4월 26일 김 의원이 ‘검수완박’ 법안 심사를 위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에서 위원장석을 점거해 회의 진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징계안을 제출했습니다. 국회는 지난달 20일 본회의를 열고 ‘30일간 국회 출석정지’ 징계안을 가결했습니다.

국민의힘 “사필귀정”…민주당 “뻔뻔하다”

국민의힘은 이날 헌재가 김 의원 징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에 대해 “민주주의를 버린 민주당에 대한 법의 엄중한 경고이며 사필귀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김 의원이 검수완박 법안의 강행처리에 저항하다가 법사위원장석에 앉았다는 이유로 지난달 20일 민주당이 윤리특위 심사도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 부의해 의결한 징계가 잘못임을 헌재가 인정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법사위 개회 전 국회법 제145조에 따른 조치가 없었음이 폐쇄회로(CC)TV에서 확인됐음에도 징계를 위한 그 어떤 사실확인이나 조사 없이 막무가내로 김 의원 징계안을 밀어붙인 민주당은 국민 앞에 백배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국회법 제145조는 본회의 또는 상임위원회 회의장에서 국회규칙을 위반한 의원에게 국회의장 및 상임위원장이 경고나 제지를 할 수 있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발언을 금지하거나 퇴장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본안 소송에서는 사실관계에 입각한 명확한 판결이 있기를 기대한다”는 구두 논평을 냈습니다. 이어 국민의힘이 ‘사필귀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마치 죄가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태도가 정말 뻔뻔하다”며 “위원장석을 점거하고 회의 진행을 방해한 데 대해 반성해야 할 판에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