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데에 이어 핵실험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군당국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가장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28일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갱도 중 일부의 복구로 추정되는 불상 활동이 식별됐다"며 "한미정보당국은 긴밀한 협조를 통해 관련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 북한은 과거 여섯 차례 핵실험을 실시했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4개의 갱도 중 핵실험에 사용되지 않았던 3번 갱도를 복구하려다 중단하고 새로운 통로를 개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간에 지름길을 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되면서, 북한이 이르면 김일성 생일(4월 15일)과 조선인민군 창건기념일(4월 25일)이 있는 다음 달 내에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당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할 경우 한미 합동 또는 한국 단독으로 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진행하거나, B-52H 장거리 폭격기 또는 B-1B 전략폭격기 등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로 출동시켜 무력을 과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지난 24일 북한은 '화성-17형'이라고 주장하는 신형 ICBM을 시험 발사했다. 이에 군당국은 동해상의 표적을 대상으로 지상·해상·공중에서 미사일 실사격 훈련으로 맞섰다. 그 이튿날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의 현장지휘로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A 28대를 동원한 지상 활주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이날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ICBM 화성 17형 발사 성공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계속해 국방건설 목표를 점령해야 한다"며 "강력한 공격수단들을 더 많이 개발해 우리 군대에 장비시키게 될 것"이라고 국방력 건설의지를 피력과 향후 추가적 군사 행동을 예고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와 대면한 자리에서 북한의 핵실험 및 ICBM 시험 발사 모라토리엄 파기와 관련해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북한이 핵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한미일 간 더욱 긴밀한 공조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보시 대사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한일 양국간 안보에 지대한 위협이 됨은 물론 국제사회에 심각한 도전으로 여겨지는 만큼 앞으로도 동아시아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나가길 희망한다"고 답변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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