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 관저, 용산공원 인근 유력
김종대 “용산 이전, 사실상 국방부 해체”
고민정, 청와대 비효율 지적에…“文, 비서들과 같은 건물서 집무”
김종대 “용산 이전, 사실상 국방부 해체”
고민정, 청와대 비효율 지적에…“文, 비서들과 같은 건물서 집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집무실을 용산구 용산동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관저를 청사 인근에 새로 짓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통 대통령’…용산공원 인근 신축안에 무게
국방부 청사와 주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관계자는 오늘(17일)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함께 “용산 관저 신축안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국방부 청사로 집무실을 옮길 경우 용산구 한남동 국방부 장관 공관 등을 개조해 관저로 사용하는 방안이 검토됐습니다. 그러나 용산동 집무실에서 한남동 관저까지 이어지는 도로 폭이 좁아 출퇴근 시간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관저 부지로는 국방부 청사와 맞닿은 용산 미군기지가 물망에 올라 있습니다. 미군기지가 곧 공원화되는 만큼 사실상 국민 휴식공간인 용산공원과 바짝 붙어 위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선거운동 당시 전면 내세웠던 ‘소통하는 대통령’ 취지를 살리기 위함이라고 윤 당선인 측은 전했습니다.
TF 측은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국방부, 합동참모본부가 모두 용산에 모여 정치적으로 부적절하다는 프레임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군과 사실상 같은 공간에서 근무할 경우 군사 정권이냐는 비아냥을 들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서울 용산구 용산동의 국방부 청사. / 사진=연합뉴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방부 청사 확정설’에 대해 “아직 최종 결정이 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다만 인수위 고위 관계자는 “집무실과 관저 위치를 결정하는 데 당선인의 의사가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윤 당선인의 최종 결정이 마지막 관문으로 해석됩니다.
한편, 국방부는 자체적으로 청사 이전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신청사 1∼5층 사무실을 정리하는 방안을 마련한 가운데, 새 대통령 집무실과 부속실은 국방부 신청사 2층 장관실 및 차관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용산공원 조성 2027년…임기 내 실현 어렵다”
김종대 정의당 전 의원. / 사진=연합뉴스
윤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 계획이 속도를 내자 일각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군사 전문가 김종대 정의당 전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 당선인이)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이야기한 것 때문에 국방부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의심될 정도”라며 평가 절하했습니다.
김 전 의원은 국방부 내부 분위기를 전하며 “국방부는 말 한마디 못 하고 눈 뜨고 당했다. 마른 하늘에 이런 날벼락은 처음이더라”며 “북한한테 당한 게 아니라 아군한테(당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국방부와 합참 청사 시설에 대해 “유사시 비상사태뿐만 아니라 대테러 상황이라든가 국내외 안보 상황에 맞게 시스템, 데이터 관리, 전문가들이 일할 수 있는 집무 공간이 최적화 돼 있다”며 “특히 북한의 핵전자기(EMP)탄 방어시설에만 거의 천 억대 돈이 들어갔고 각종 정보시스템, 미군과 핫라인 통신 등 국가 안전의 최후 보루이자 중추”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국방부 조직이 곳곳이 흩어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국방부 해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전 의원은 “(윤 당선인 측에서) 국방부를 합동참보본부로 이전한다지만 그 건물에 국방부 정책 조직을 다 수용할 수 없다”며 “옛날 방위사업청 건물과 과천 청사로 이전한다는데 국방부 핵심 조직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윤 당선자 쪽에서는 ‘합참에 지하 벙커, 지휘통제본부가 있는데, 여기가 전쟁 지휘하는 곳이다. 위기관리를 더 잘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를 하신다”며 “거기는 군 지휘관들이 지휘하는 곳이다. 대통령이 참모나 국가 요인들을 데리고 가서 앉을 자리가 없다. 비좁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취지에 동감한다”면서도 “국민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국방부로 들어간다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 이것은 안보 비상사태”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를 겨냥해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비서들과 같은 건물 즉 여민관이라는 비서동에서 집무를 보고 있다”며 “업데이트가 안 되셨나 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윤 측 관계자가 “현재 청와대는 집무실, 비서실이 다 떨어져 있어 비효율적”이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고 의원은 용산공원 조성 마무리 시점이 2027년이라고 주장하며 “당선인의 임기 내에 실현이 어려워 보인다”고 꼬집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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