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윤석열, 11일 토론 참여"…민주 "토론 날짜도 도사님들 조언받나?"

'8일 TV토론' 결렬 책임 국민의당 측에 있다 주장
토론 세부 사항 협상 당시 중계방송사 편향성∙공정성 문제 삼으며 거부
국힘, '11일 TV토론' 역제안…민주∙국민의당 아직 공개 입장 X

기자협회 주관으로 오는 8일 열릴 예정이었던 이재명∙윤석열∙안철수∙심상정 대선 후보의 4자 TV토론이 무산된 가운데, 국민의힘이 오는 11일 TV토론을 하자고 역제안을 하면서 2차 대선후보 TV토론이 성사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기자협회와 토론 생중계를 맡기로 한 JTBC, 손석희 사장의 편향성과 공정성 등을 문제로 8일 토론 참여를 거부한 국민의힘은 6일 성일종 TV토론 협상단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 "윤석열 후보는 11일 토론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예정됐던 8일 2차 TV토론 무산에 따른 비난과 역풍을 의식한 듯한 성 단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8일 TV토론 무산의 책임과 원인을 국민의당으로 돌리기도 했습니다.

성 단장은 입장문에서 "안철수 후보 측이 관훈토론 일정을 이유로 4자 토론 진행을 늦출 수 있는지를 타진했고 이를 국민의힘이 수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8일 TV토론이 무산된 책임과 원인이 국민의힘이 주최 측의 편항성 등을 주장해서가 아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일정상 이유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6일 광주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이 이틀 정도 연기를 요청했고 저희는 10일이면 좋겠다 했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어 "민주당이 '10일은 사정이 있다, 11일로 하자'고 해서 합의가 된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토론을) 피하고 말고는 없다"며 "저는 내일 저녁에 해도 상관없다"고 말해 일각에서 제기된 '토론 회피론'을 일축했습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국민의당, 정의당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협회 회의실에서 '8일 TV토론' 주제와 진행 방식 등 세부 사항을 두고 3시간에 가까운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됐습니다.

협상 결렬 직후 기자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오는 8일 열릴 예정이던 대선 후보 초청 합동 토론회가 국민의힘이 토론회 불참 선언으로 무산됐다"고 전했습니다.

기자협회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국민의당 참석자들은 이미 오래전에 2월 8일로 토론회 날짜가 통보되었고, 사전 실무협상 전날까지도 (국민의힘) 캠프 관계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윤석열 후보의 참석이 확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는 "안철수 후보 측이 관훈토론 일정을 이유로 4자 토론 진행을 늦출 수 있는지를 타진"해서 8일 토론이 무산됐다는 성일종 국민의힘 협상단장의 입장문과는 상당히 다른 내용입니다.

이에 대해 기자협회는 지난 5일 입장문을 내 "국민의힘은 한국기자협회가 특정 정당과 특수 관계에 있다고 주장했고, 주관 중계방송사를 이미 정해놓은 토론회 틀에 틀어오라고 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며 이번 토론회에 참여할 수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성 단장이 협상 결렬의 책임을 국민의당에 돌리는 입장문을 내자 기자협회는 즉시 다시 입장문을 내 "이번 협의 결렬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국민의힘 측에 있다"고 직설적으로 반박했습니다.

기자협회는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 측에서 토론회 불발에 대한 책임 소재를 놓고 사실과 다른 주장들을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국민의당은 성 단장에 입장문에 대해 "후안무치한 행태"라고 반발하며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홍경희 국민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토론 무산의 책임을 전가하려는 국민의힘의 얼도당토않은 주장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비판했습니다.

민주당도 국민의힘이 토론 날짜 선정을 주도하려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공개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이에 대해 윤 후보의 '무속 논란'을 연관 짓기도 했습니다.

우상호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온라인상에서 '8일이 날짜가 안 좋았다', '(11일이) 손 없는 날'이니 하는 우스갯소리가 돌 정도 아니냐"며 "날짜를 정할 때도 도사님들의 조언을 받으시는 건지 쓴웃음만 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민주당이 '11일로 하자'고 해서 합의가 된 것이다"라고 한 윤 후보의 말과 달리, 민주당은 '11일 TV 토론'에 대해 7일 내부 논의를 한 뒤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의당은 "선수가 경기 규칙에 자꾸 개입하는 자체가 공정하지도 않고 부적절하다"며 11일 토론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동영 선대본 수석대변인은 입장문을 통해 "심상정 후보는 날짜, 사회자, 토론 주제와 형식 등 일체 조건을 주최 측과 방송사에 백지 위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11일 TV토론'에 대해 아직 공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르면 7일 오전 수용 입장을 밝히며 세부 룰 실무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