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날 고속도로 졸음쉼터에 '태양광 그늘막'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자 "중국산 태양광 패널 공약"이라고 공격한 이준석 국민의 힘 당대표에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1일 공개반박했다.
이 의원(경기 의왕시·과천시)은 이재명 후보 선대위의 현장 대변인을 맡고 있다. 김앤장법률사무소 출신으로 '기후솔루션' 등 기후·환경·에너지 분야에서 활동했다.
전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 후보의 페이스북에 "이 타이밍에 중국 태양광 패널업체들을 위한 공약이 꼭 필요한가"라는 댓글을 남겼다. 문재인 정부에서 탈(脫)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태양광 발전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로 국내 태양광 발전 핵심 부품 시장을 잠식 중인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그러나 이 의원은 이날 이 대표의 댓글에 다시 글을 남겨 공개 저격했다. 이 의원은 "이준석 대표님, 대표님이 중국산 부품 많이 들어간 전기차 타는 것도 친중인가요? 자꾸 이런 식으로 팩트 왜곡해서 선동하면 곤란하다"고 적었다.
이어 이 의원은 "우리나라는 세계 주요 태양광 보급국가 중, 중국을 제외하고 자국산 모듈 점유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2019년 기준 78.4%)"라며 "세계 2위 태양광 발전국 미국의 자국산 모듈 공급비중은 6%, 3위 일본도 17.6%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국산 태양광 모듈 점유율 78.4%라는 수치가 중국산 태양광 셀을 국내에서 조립한 경우까지 포함한 수치라고 지적하는데, 순수 국내산 셀로 조립한 모듈 비율만 따져도 20%가 넘는 다며 설명 근거를 제시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참고로 지난해 기준 태양광 원자재 글로벌 점유율 세계 1위는 중국임(폴리실리콘 77%, 웨이퍼 98%, 셀 83%, 모듈 74%). 중국산 태양광 부품 안 쓰는 나라 있으면 알려주세요"라고 썼다.
중국산 부품 비중이 높은 태양광 발전설비는 중국에 비판적인 미국과 유럽 선진국에도 널리 보급되어 있는 상황인 만큼 고속도로 태양광 그늘막이 '친중'이라는 이 대표 주장이 터무니 없다는 반격이다.
아울러 이 의원은 "공약 이행할 때 국내산 태양광 셀을 조립한 국내산 태양광 모듈을 사용하면 된다"며 "대표님 타시는 그 전기차, 그리고 휴대폰, 혹시 중국산 부품 많이 들어갔다고 중고로 팔 생각은 아니죠? 혹시 팔 생각 있으면 저한테 연락 주세요"라고 말했다.
근거가 불확신한 '태양광=친중' 프레임이 공격이 국익에 아무 도움이 안되는 질낮은 선동인 만큼 아무말 대잔치식 비판 대신 건전한 비판과 합리적 대안제시로 경쟁하고 논쟁하자는 게 이 의원의 반박인 셈이다.
전날 이재명 후보는 페이스북에 "고속도로 졸음쉼터 태양광 그늘막 설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58번째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이다. 고속도로에는 운전자들이 졸음운전을 하지 않도록 운전 중간에 쉬어갈 수 있도록 쉼터가 있다. 이 공약은 '고속도로 졸음쉼터 설치 및 관리지침' 상 권장 시설로 되어있는 고속도로 졸음쉼터 그늘막을 '기본시설'로 설치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민주당 선대위는 "졸음쉼터에 정차한 차 내에서 휴식과 수면을 취할 때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은 가장 큰 방해요인"이라고 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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