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나 홍보 강의 ‘선거법 위반’ 해석 분분
“남편, 정권 구하려다 배신당했다”
“내 편만 옳다는 진영 논리 사라져야”
“남편, 정권 구하려다 배신당했다”
“내 편만 옳다는 진영 논리 사라져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가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소속 이명수 씨와 나눈 새로운 녹취 파일이 추가로 공개됐습니다.
오늘(25일) KBS는 작년 8월 30일 이 씨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진행한 ‘홍보 강의’와 ‘조국 사태’, ‘진영 논리’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녹음 파일 일부를 보도했습니다.
‘쩍벌남·장제원 활용’…대선 조언 이어져
이 씨는 윤 후보 부부의 언론 홍보 및 이미지 관련, 취재 현장 대응 등을 조언하기 위해 코바나컨텐츠에 출강을 나갔습니다. 이 씨에 따르면 김 씨의 부탁으로 해당 자리가 만들어졌고, 이날 강의에는 코바나컨텐츠 직원 1명, 김 씨 수행비서 2명, 윤 후보 캠프 관계자 2명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 사진=연합뉴스
이 씨는 윤 후보의 ‘쩍벌(양다리를 넓게 벌리고 앉는)’ 자세에 대해 “쩍벌남, 제가 그때 얘기했잖아요. 총장님이나 저도 이렇게 벌리고 있는 스타일인데 항상 오다리한다 생각하고 계시라고 하세요”라고 조언했습니다. 윤 후보는 그간 공식석상에서 ‘쩍벌’ 자세로 국민을 섬기는 정치인의 자세가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을 받으며 구설에 올랐던 바 있습니다.
이어 이 씨는 “장제원 의원을 잘 활용해야 된다”며 “백블(백브리핑)을 하면 그런 거랑 분위기랑 같은 거를 장제원 의원이 국회의원 한 지 오래됐을 거 아니예요”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사모님(김 씨) 행보가 있어야 한다. 제가 저번에 전화상으로도 한 번 얘기를 했는데 저기 새벽에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가라고. 그냥 수행비서 있잖아. 가서 사진 찍어가지고 인스타에 올리세요”라고 조언해준 내용이 담겼습니다.
당시 김 씨는 강의 시작 전 “맨날 약 먹고 아파서 누워 있다”라고 말해 양해를 구한 뒤 2시간 후에 등장했습니다. 김 씨는 이날 강의한 사실을 비밀로 유지해달라고 당부하며 “누나가 줄 수도 있는 거니까. 누나가 동생 주는 거지. 그러지 마요. 알았지”라며 105만 원을 건넸습니다.
다만 이를 놓고 공직선거법 및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은 KBS의 선거법 위반 유권 해석 요청에 “현장에서 어떤 말이 오갔는지 등 구체적인 행위와 내용을 알 수 없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선거대책기구에서 선거운동 기획 및 전략 수립을 목적으로 기자를 초청했다면 “통상적인 범위에서 사례금을 제공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제4호 차목에 따라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조국, 양심 있게 내려왔어야…애들한테 무슨 짓”
조국 전 법무부 장관. / 사진=연합뉴스
김 씨는 ‘조국 사태’에 대해 언급하며 조국 전 장관이 빠르게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객관적으로 조국 장관이 참 말을 잘 못 했다고 봐요. 그냥 양심 있게 당당히 내려오고 얼마든지 나올 수 있고 딸도 멀쩡하고. 나는 딸 저렇게 고생을 보면 속상하더라고. 쟤(조민 씨)가 뭔 잘못이야. 부모 잘못 만난 거. 처음엔 부모 잘 만난 줄 알았지. 잘못 만났잖아요. 애들한테 그게 무슨 짓이야”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공개된 녹음파일을 통해서도 김 씨는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라며 “조국 수사로 (여권이) 검찰을 너무 많이 공격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정치, 신물 나는 것…많이 망가졌다”
김 씨는 윤 후보가 현 정권을 위해 조 전 장관 일가를 수사했지만, 배신을 당했다며 억울함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우리 남편(윤석열) 진짜 죽을 뻔했어요. 이 정권을 구하려다가 배신당해서 이렇게 된 거예요. 그 사실을 일반인들은 모르니까 ‘윤석열 저거 완전히 가족을 도륙하고 탈탈 털고’ 이런 스토리가 나오는 거지.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 세상이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남의 가족을 탈탈 털어요”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진영논리는 없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 씨는 “정치라는 게 신물이 나는 것”이라며 “내 편만 옳다는 것 때문에 진영 논리는 빨리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하여튼 나는 진보니 이제 보수니 이제 그런 거 없애야 된다고 봐요. 진짜 이제는 정말 많이 망가졌어요”라는 생각을 밝혔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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