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받았을 20대 남성 분들께 죄송"
"발언 의도가 왜곡돼 일부 보도된 건 아쉬워"
"수습의 역할 아닌, 갈등의 계기가 돼 죄송"
"발언 의도가 왜곡돼 일부 보도된 건 아쉬워"
"수습의 역할 아닌, 갈등의 계기가 돼 죄송"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 김민전 경희대학교 교수가 자신이 "남학생들은 군대 가기 전 술을 많이 마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후폭풍이 커지자, 결국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최근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김민전 교수는 앞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남학생들은 군대 가기 전이라고 해서 술 마시고 학점 안 나오고 군대 다녀오고 나서는 적응하는데 학점 안 나오고", "이 사이에 여학생들은 학점이 잘 나오는데 남학생들은 너무 안 나오는 게 아니냐, 이게 남학생들의 불만, 이대남 불만의 큰 원인이었다" 등의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김 교수는 해당 발언으로 20대 남성들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당 내에서 잡음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김 교수를 향해 "남학생들은 술 먹느라 학점 안 나온다며 청년 비하 망언을 했다"며 "2018년 유시민 작가가 남학생들은 축구와 컴퓨터 게임에 빠져 공부를 못한다는 발언에 버금가는 망언이다. 윤 후보의 청년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데 이런 분들의 경솔한 발언이 기름을 붓고 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하 의원을 거들었습니다. 이 대표는 "20대 남자는 술 퍼먹어서 학점 안나온다고라. 세대포위론이 싫으면 그것을 대책할 전략을 수립하랬더니 이제 20대를 그냥 적대시하려고 하는 구나"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교수는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김 교수는 "하태경 의원이 군대 가기 전 남학생들이 술을 얼마나 많이 마시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맞받아쳤습니다.
하지만 '이대남(20대 남자)'를 비하했다는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고, 김 교수는 결국 논란이 됐던 글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사과문에서 김 교수는 "최근 YTN과의 인터뷰 중 20대의 취업과 관련한 대담이 20대 남성들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일부 소개되었다. 우선 이러한 보도를 접하고 상처 받았을 20대 남성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와 동시에 발언의 의도가 왜곡되어 일부 보도된 것에 대해서도 아쉬운 마음을 표한다"고 전했습니다.
김 교수는 "인터뷰 당시 저의 주된 논조는 2030 남녀 갈등의 책임은 기성세대에 있다는 것"이라며 "20대 청년들을 어려운 상황에 몰아넣은 것은 정치권과 기성세대의 책임이기 떄문에 '남녀 갈등'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고 싶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재수를 하면서 까지 대학에 들어간 아들이 군 입대 전 부담감으로 걱정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전역 후, 2년 간 뒤쳐진 공부를 메꾸기 위해 밤낮으로 고군분투하며 학점을 따고 대외 활동을 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엄마로서 안타까웠다. 이러한 현실을 지적하고 남녀 갈등을 넘어 젊은 세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정치를 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면서도 "그러나 저의 부족한 언어로 인해 발생한 오해에 대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도 했습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어려운 당 내 상황 속에서 수습의 역할이 아닌, 갈등의 계기가 된 것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정제된 언어로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습니다.
김 교수는 이날 오전 열린 선대위 회의에 불참했습니다.
한편, 이 대표는 당의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수정 경기대 교수와 신지예 전 한국여성네트워크 대표와 더불어 김민전 교수의 선대위 영입을 반대한 바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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