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22년 첫 행보로 부산 신항을 찾았다. 골든크로스 국면서 '유능한 경제대통령' 이미지 구축에 나선 가운데 한국 물류의 전초기지를 찾아 이를 부각한 것이다.
1일 이재명 후보는 이른 아침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마친 뒤 곧장 부산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날 오후 8시 출항을 앞둔 23만톤급 HMM 로테르담호 안전 출항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기념식에 앞서 부산신항 홍보관을 방문한 이 후보는 "(부산은) 세계적인 항만은 갖춰졌고 가덕신공항이 만들어지고 철도가 연결되기만 하면 진정한 의미의 트라이포트가 된다"며 "대한민국의 주요 과제가 경제 재도약인데 (부산이) 성장 회복, 새로운 경제성장이 토대가 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최근 지지율 경쟁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안정'과 '유능'에 방점을 찍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선 캠페인의 핵심인 슬로건을 추진력을 강조했던 '이재명은 합니다'에서 '앞으로 제대로, 나를 위해 이재명'으로 변경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였다. 정부가 지난해 수출과 무역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날에 맞춰 부산 신항을 방문한 것 역시 윤 후보보다 유능하게 경제 회복을 이끌 수 있는 후보임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출항 기념식에선 "국가의 대대적 투자와 경기 부흥 정책으로 위기를 극복할 뿐 아니라 앞으로 나가서는 대한민국이 세계적 선도국가로 지속 성장하고 기회 누리는 그런 선진적 국가로 사회로 다시 나아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일 부산시 강서구에 위치한 부산신항을 방문해 HMM 로테르담호 선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행보는 경제 메시지 강조와 함께 PK 표심 공략이란 의미도 담고 있다. 서울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지역인만큼 민주당은 부산을 핵심 공략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후보의 지방행보 프로젝트였던 매타버스의 첫 행선지 역시 부산·울산·경남이었다.이 후보가 가덕도신공항 설립, 유라시아 철도 연결 등을 언급하며 이를 통해 부산 경제를 부흥시키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그는 "부산이 가지는 의미 각별하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이 저성장을 넘어서서 경제가 회복하고 지속 성장하는 나라로 가기 위해서는 지역 불균형을 극복해야한다"고 했다. 이어 "트라이포트가 완성되면 대한민국 균형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고, 부울경에 지역경제가 다시 살아나는 결정적 계기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부산 신항 방문을 마친 뒤 경남 양산에 위치한 통도사를 찾았다. 지난해 국정감사서 정청래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크게 악화된 불교계 민심을 달래기 위함이다. 최근 민주당은 이 후보뿐만 아니라 배우자인 김혜경 씨, 김영배 민족문화특위 위원장, 김두관 의원 등이 전국 각지의 사찰을 찾으면서 '불심'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다만 한 민주당 의원은 "불교계 민심이 단순히 정청래 의원 건만으로 돌아선 건 아니다"라며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의 캐롤 캠페인 사과 등을 포함해 현 정권에서 쌓인 소외감이 적잖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부산 =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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