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순회’에 ‘당무 파업 장기화’ 우려
내일(2일) 선대위·최고위 일정 취소
내일(2일) 선대위·최고위 일정 취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틀째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부산에서의 행보를 공개한 가운데 이번엔 전라남도 순천, 여수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내 불협화음으로 내부 위기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내일(2일) 오전 예정된 선대위 회의 및 최고위원회의 일정이 취소됐습니다. 회의를 그대로 진행할 시 여과 없이 당내 갈등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준석, 공개 지방 행보 이틀째…‘광폭 동선’
이 대표는 오늘(1일) 오후 순천을 방문해 해당 지역 당협위원장인 천하람 변호사를 만나 지역 현안에 대해 보고를 받았습니다. 또한 순천의 한 제과점 앞에서 포착된 모습이 지역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이날 오후 5시 10분쯤에는 일행들과 함께 여수 웅천지구의 한 커피숍 앞에 있는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이 대표는 예정된 기존 일정은 전면 취소했지만, 지역에서 당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파업 사태’가 장기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당초 이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올라올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그러나 서울이 아닌 순천을 방문하며 당분간 지역에 머물며 중앙과 거리를 둘 것으로 관측됩니다. 특히 다음 행선지로 ‘순천’을 택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호남 표심 자극’과 ‘패싱 논란’을 부각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중앙일보 측에 각각 지난 2014년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가 보궐선거에서 예상치 못한 당선을 거머쥔 곳, 지난 7월 30일 이 대표가 순천에서 지역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윤 후보가 입당해 패싱 논란이 있었던 점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라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현재 이 대표가 당장 서울로 올라올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단 상경 계획은 없다”, “(당무 파업)역풍에 대비해 수습 국면에 들어갔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원톱 체제로 내세우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경향신문 측에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오전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 사진=이준석 대표 측 제공
앞서 잠행에 들어간 이 대표는 김용태 청년최고위원,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 등과 함께 부산을 방문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이 대표는 이성권 부산시 정무특보와 저녁식사를 하며 침례병원 공공병원화와 가덕신공항 건립 문제 등 부산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후 저녁 9시쯤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단독 회동해 ‘당 대표 패싱’ 논란을 비롯한 선거대책위원회 관련 갈등 문제를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전 의장은 “대표의 언행이 당 내분으로 비치지 않도록 유념하고 당내 모든 역량을 후보 중심으로 하나로 모아야 한다”며 “윤석열 대선 후보가 정치 경험이 많지 않은 분이니 그 점을 널리 이해하면서 원로들과 당 중진들과 잘 의논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한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기습 방문했습니다. 그간 이 대표는 ‘백의종군’을 선언한 장 의원이 윤 후보 측근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식언하는 모습”, “굉장히 실망스럽다”며 불쾌감을 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부산에 지역구를 둔 당 의원이 총 14명인 가운데 장 의원 사무실을 찾은 것과 관련해 전날 윤 후보 측 권성동 사무총장이 이 대표 지역구 서울 노원병 당원 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한 것에 ‘맞불 작전’을 펼쳐 장 의원을 우회 공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윤석열 “리프레시 하러 간 듯…당무 거부 아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잠행 중인 이 대표의 부산 방문 소식이 알려지자 “당무를 거부하는 상태도 아니고 부산은 리프레시(재충전)를 하기 위해 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대표가 (선대위)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데 선거 준비와 운영에 대해 당 사무처 홍보국장을 통해 부산에서도 선거운동 계획, 실행 방안을 계속 보내오고 있다”며 “지금 당무와 선대위 업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는 상태라 보면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 대표와 소통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서울을 올라가 봐야 알 것 같다”며 “오늘 제게는 충청에서 많은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중요한 일이니, 우선 이 일을 마무리하고 생각해보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한편, 이 대표의 당무 파업 사태에 정진석 국회 부의장과 김기현 원내대표, 주호영·서병수·권영세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긴급 회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표의 행적을 전해 듣고 의견을 낼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활발한 소통이 이뤄져야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나눈 뒤 흩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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