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대권 주자 8명이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정부가 25차례 정책을 내놨지만 집값 폭등을 바로 잡지 못하면서 민심을 잃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번 토론회에서도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한 집중 견제가 이뤄지며 반(反) 이재명 구도가 뚜렷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5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8명은 MBN과 JTBC가 공동 주관한 토론회에서 '문재인정부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이라는 질문에 모두 동의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청년들에게 자산 취득의 박탈감을 안겨준 것이 부동산"이라며 "시장 경고가 왔는데도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급은 충분하다'는 안심 작전을 썼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아 배신감을 안겨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기본소득도 비판하며 이 지사를 견제했다. 그는 "페이스북에는 연 26조원이 들어가는 기본소득을 지금 당장도 할 수 있다고 썼다"며 "왜 자꾸 말을 바꾸냐"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도 비교하며 "윤 전 총장은 말을 뒤집지는 않았다"며 "우리 국민들은 거짓말 하는 정치인, 말 바꾸는 정치인, 카멜레온 같은 정치인을 제일 싫어한다"고 날을 세웠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힘을 보탰다. 정 전 총리는 "기본소득은 확실히 말해야 한다"면서 "만약에 말을 바꾼거라면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사죄 말씀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 지사의 입장이 바뀐 점을 지적하면서 "지지도 1위인 이 지사의 말씀을 국민들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여배우 스캔들을 재차 꺼내들면서 분위기가 차가워지기도 했다. 정 전 총리가 여배우 문제를 언급하자 이 지사가 "제가 바지를 한번 더 내릴까요"라며 불쾌감을 드러내며 맞받아쳤기 때문이다. 앞서 이 지사는 2018년 10월 스캔들을 해소하기 위해 아주대병원에서 특정 부위에 대한 신체검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론에 대해선 적극 방어에 나섰다. 이 지사는 "공식적인 선거운동 전에 공약하면 선거법 위반"이라며 "그런 점에서 공약한 점이 없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소득 지급은) 임기 안에 끝내려는 취지가 아니라 제가 시작하면 토대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가장 개혁적인 주장을 하는 분과 경쟁하고 싶다"며 이 지사를 옹호해 눈길을 끌었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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