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방역 정치화"
"집회 봉쇄하고 백화점·마트는 영업"
정부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서울 종로 집회에 대해 강경한 대응을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의당이 "노동자 집회만 유독 원천 봉쇄하는 것은 방역의지를 방패막이 삼아 노동자들의 입을 틀어막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습니다."집회 봉쇄하고 백화점·마트는 영업"
정의당 "집회 원천봉쇄는 기본권 침해"
3일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하지만 실내 대규모 시설인 백화점과 마트도 문을 열고 공연장에는 수천 명이 모인다. 야외 스포츠 경기장도 마찬가지"라며 "노동자들의 집회를 원천 봉쇄하려면 모든 백화점과 마트는 문을 닫고 모든 공연 또한 취소했어야 마땅하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아울러 "방역수칙을 지키며 집회를 하겠다는데 원천봉쇄 하는 것은 명백히 기본권 침해"라며 "노동자들은 정부의 방역지침을 존중함에도 불구하고 방역을 정치화하는 정부의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방역을 정치화하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또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걸려 죽는 것보다 굶어죽게 생겼다며 국가가 집합금지한 업종에 대해 손실보상할 것을 요구했지만 끝내 정부는 자영업자들의 요구를 외면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에게 '믿고 기다려 달라'는 말이 과연 신뢰를 가지고 전달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에 "정부가 집회 자제를 말하려면 책임 있는 태도로 노동현안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집회에서 정부가 설치한 차벽에는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습니다. 차벽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집회 및 결사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무시해 온 상징과도 같은 것이라며 "정부의 차벽설치는 방역수칙의 철저한 준수와 분산집회를 하겠다는 민주노총에 대해 오히려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부끄러운 조치"라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노총, 종로서 시위·행진
민주노총은 서울 종로 도심에서 약 2시간 동안 기습 시위와 행진을 벌였습니다.
애초 여의도에서 집회를 벌일 예정이었으나, 오후 1시쯤 장소 변경을 공지해 2시부터 종로에서 집결했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오후 1시 50분쯤부터 1호선과 3호선, 5호선 종로3가역을 무정차 통과하도록 했지만, 상당수 집회 참가자들이 종로로 모여 종로3가역 인근에는 인파가 북적였습니다.
민주노총이 자체 추산안 집회 참가 인원은 대략 8천 명 정도입니다. 이들은 ▲ 비정규직 철폐 ▲ 구조조정 중단 ▲ 최저임금 인상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대부분 마스크는 착용했으나 거리두기는 잘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집회는 3시를 조금 넘은 시각에 마무리 돼 4시를 넘겼을 무렵에는 대부분 해산했습니다.
경찰 "특수본 편성해 수사 착수"
경찰은 민노총의 서울 도심 집회와 관련해 특별수사본부를 편성해 수사에 나설 방침입니다.
서울경찰청은 집회 관련 입장문에서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52명 규모의 특별수사본부를 편성해 수사에 착수했다"며 "장시간 불법 집회와 행진을 강행한 집회 주최자와 주요 참가자들에 대해 집시법·감염병예방법 위반, 일반교통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엄정히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번 집회와 관련해 경찰관을 폭행해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1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피의자는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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