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오늘(16일) 세상돋보기에선 북한에서 퍼지고 있는 한류 열풍, 그리고 북한의 신세대 이른바 MZ 세대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수아 기자 나와있습니다.
【 질문1 】
며칠 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K-POP은 악성 암"이라고 말한 게 외신에 보도됐던데. 그만큼 북한 주민들 사이 한류가 퍼져있단 뜻이겠죠?
【 답변1 】
네 북한에서도 한류 바람은 제대로 불고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최근 방영된 '사랑의 불시착,' '태양의 후예' 같은 드라마는 거의 실시간으로 복사돼 우리 나라에서 방송되고 일주일도 안돼 북한에 퍼졌다고 하고요.
또, 요즘 한류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방탄소년단의 인기도 대단하다고 합니다.
북한 내 한류 팬들 사이에선 단속을 피하기 위해 방탄소년단을 부르는 은어도 따로 생겼을 정도입니다.
【 질문1-1 】
북한 팬들끼리 방탄소년단을 부르는 암호가 있다는 건가요?
【 답변1-1 】
네, 어떤 북한 주민이 "너도 방탄 배낭 메 봤니?" 라고 물으면 이게 바로 "너도 방탄소년단 노래를 들어봤니?"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북한에선 열병식을 할 때 실제 방탄 배낭을 메고 사열하는 부대가 있기 때문에 '방탄 배낭'이란 말이 익숙해서 이런 은어가 생겼다는 설명입니다.
【 질문2 】
단순히 한국 영상과 노래를 즐기는 거라면, 사실 김정은 위원장이 '악성 암'이라고 부를 만큼 심각한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 답변2 】
네. 엔터테인먼트를 넘어서 한류는 이제 북한 주민들, 특히 북한의 신세대라고 할 수 있는 MZ 세대들의 전반적인 생활 모습을 바꾸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이념 통제를 위협하고, 사회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게 북한 당국의 판단인데요.
MZ세대라 하면 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태어난 젊은 층을 말합니다.
이들은 한국 영상 속에 나오는 옷차림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말투도 따라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북한댁사랑방' 유튜브 중
- "한국 남자 스타일로 (문자) 메시지도 보내고, 전화할 때도 목소리 깔고 말하고…. 그것도 다 드라마를 봐서 그런 거예요."
- "그럼 그런 남자들을 여자들도 더 선호하겠네요?"
한류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북한 여성들의 경우에는 데이트를 할 때 원래는 상대 남성을 '동지'라고 불렀는데 요즘은 '오빠'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 질문3 】
옷차림과 말투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데, 예상 못한 변화도 있나요?
【 답변3 】
심지어 자녀 이름을 지을 때도 기존 북한 이름이 아니라 드라마 주인공의 이름, 아니면 아이돌의 이름으로 짓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취재하면서 들은 얘기로는요.
한참 2000년 초반 드라마 '가을동화'가 북한에 유입됐을 땐 아이들 이름 중 배우 송혜교 씨의 극중 이름이었던 '은서'가 그렇게 많았다고 해요.
아이 출생 신고를 하다가, 북한식으로 이름을 바꿔오라고 퇴짜를 맞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사소한 변화들이지만, 한류 전파가 김 위원장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4 】
결국엔 지난해 말에 북한이 이른바 '한류 처벌법'을 만들었어요? 더 엄하게 단속하는 거죠?
【 답변4 】
공식 명칭은 '반동 사상 문화 배격법'인데요.
정확한 조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남한의 영화나 영상, 노래 등을 직접 보거나 보관한 사람은 15년 이하의 징역형을, 유입·유포한 사람은 사형까지 처하는 법입니다.
여기에, 새로운 한류 단속 조직인 '727상무'도 신설하는 등 대대적인 통제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김석향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기존의 109상무 같은 제도를 활용하지 않고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거잖아요. 이게 김정은표 제도거든요. 이렇게 내세워서 (한류를) 진짜 꺾어야겠다…. 그 정도가 된 거죠."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이런 강도 높은 단속에도 이미 시작된 한류 유입은 막을 수 없을 거라고 입을 모아 얘기했습니다.
【 앵커멘트 】
김 위원장으로선 자본주의 문물과의 접촉을 막지 않으면 체제가 무너질 수 있으니 별다른 선택지가 없겠죠.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16일) 세상돋보기에선 북한에서 퍼지고 있는 한류 열풍, 그리고 북한의 신세대 이른바 MZ 세대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수아 기자 나와있습니다.
【 질문1 】
며칠 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K-POP은 악성 암"이라고 말한 게 외신에 보도됐던데. 그만큼 북한 주민들 사이 한류가 퍼져있단 뜻이겠죠?
【 답변1 】
네 북한에서도 한류 바람은 제대로 불고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최근 방영된 '사랑의 불시착,' '태양의 후예' 같은 드라마는 거의 실시간으로 복사돼 우리 나라에서 방송되고 일주일도 안돼 북한에 퍼졌다고 하고요.
또, 요즘 한류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방탄소년단의 인기도 대단하다고 합니다.
북한 내 한류 팬들 사이에선 단속을 피하기 위해 방탄소년단을 부르는 은어도 따로 생겼을 정도입니다.
【 질문1-1 】
북한 팬들끼리 방탄소년단을 부르는 암호가 있다는 건가요?
【 답변1-1 】
네, 어떤 북한 주민이 "너도 방탄 배낭 메 봤니?" 라고 물으면 이게 바로 "너도 방탄소년단 노래를 들어봤니?"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북한에선 열병식을 할 때 실제 방탄 배낭을 메고 사열하는 부대가 있기 때문에 '방탄 배낭'이란 말이 익숙해서 이런 은어가 생겼다는 설명입니다.
【 질문2 】
단순히 한국 영상과 노래를 즐기는 거라면, 사실 김정은 위원장이 '악성 암'이라고 부를 만큼 심각한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 답변2 】
네. 엔터테인먼트를 넘어서 한류는 이제 북한 주민들, 특히 북한의 신세대라고 할 수 있는 MZ 세대들의 전반적인 생활 모습을 바꾸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이념 통제를 위협하고, 사회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게 북한 당국의 판단인데요.
MZ세대라 하면 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태어난 젊은 층을 말합니다.
이들은 한국 영상 속에 나오는 옷차림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말투도 따라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북한댁사랑방' 유튜브 중
- "한국 남자 스타일로 (문자) 메시지도 보내고, 전화할 때도 목소리 깔고 말하고…. 그것도 다 드라마를 봐서 그런 거예요."
- "그럼 그런 남자들을 여자들도 더 선호하겠네요?"
한류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북한 여성들의 경우에는 데이트를 할 때 원래는 상대 남성을 '동지'라고 불렀는데 요즘은 '오빠'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 질문3 】
옷차림과 말투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데, 예상 못한 변화도 있나요?
【 답변3 】
심지어 자녀 이름을 지을 때도 기존 북한 이름이 아니라 드라마 주인공의 이름, 아니면 아이돌의 이름으로 짓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취재하면서 들은 얘기로는요.
한참 2000년 초반 드라마 '가을동화'가 북한에 유입됐을 땐 아이들 이름 중 배우 송혜교 씨의 극중 이름이었던 '은서'가 그렇게 많았다고 해요.
아이 출생 신고를 하다가, 북한식으로 이름을 바꿔오라고 퇴짜를 맞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사소한 변화들이지만, 한류 전파가 김 위원장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4 】
결국엔 지난해 말에 북한이 이른바 '한류 처벌법'을 만들었어요? 더 엄하게 단속하는 거죠?
【 답변4 】
공식 명칭은 '반동 사상 문화 배격법'인데요.
정확한 조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남한의 영화나 영상, 노래 등을 직접 보거나 보관한 사람은 15년 이하의 징역형을, 유입·유포한 사람은 사형까지 처하는 법입니다.
여기에, 새로운 한류 단속 조직인 '727상무'도 신설하는 등 대대적인 통제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김석향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기존의 109상무 같은 제도를 활용하지 않고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거잖아요. 이게 김정은표 제도거든요. 이렇게 내세워서 (한류를) 진짜 꺾어야겠다…. 그 정도가 된 거죠."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이런 강도 높은 단속에도 이미 시작된 한류 유입은 막을 수 없을 거라고 입을 모아 얘기했습니다.
【 앵커멘트 】
김 위원장으로선 자본주의 문물과의 접촉을 막지 않으면 체제가 무너질 수 있으니 별다른 선택지가 없겠죠.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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