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주택공사(SH)의 공공주택 분양원가를 공개하겠다"고 공약했다. 전날 공시지가 인상률 제한에 이어 '부동산 카드'를 꺼내들었다. 집값 급등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의혹이 불거지며 정부·여당 지지율이 급락한 데 따른 것이다.
27일 박 후보는 서울 중랑구 면목역에서 "공공분양 아파트라면 투명한 분양원가 공개는 절실하게 요구된다"며 "SH공사 분양원가 공개는 과도한 건설사·시행사 이익을 줄이는 마중물 역할을 해 아파트값 안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SH공사의 설계내역서를 비롯해 도급내역서, 하도급내역서 등 자료도 공개할 것이라 말했다. 박 후보는 "공개 범위를 넓혀 신규 공공아파트 분양원가가 어떻게 되는지 시민에게 알려드릴 것"이라며 "기업에게는 적정한 이윤을, 시민에게는 합리적 가격의 공공아파트가 제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서도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일주일 만에 재개발·재건축을 다 허가하겠다고 하는데 다시 투기판 서울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이들 밥그릇 차별도 모자라서 장애인을 차별하고 부잣집과 가난한 집을 차별한다"며 "차별주의자 시장이 서울을 대표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날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도 면목역을 찾아 힘을 보탰다. 김 직무대행은 "오 후보의 마음은 내년에 치러질 대선에만 가 있다"며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민생이나 시민 살림살이를 챙기는 것은 안중에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권심판론에 대해선 "문재인정부와 싸우고 (민주당이 다수인) 국회·서울시의회와 싸우다가 1년을 허비할 사람이 오세훈"이라고 맞받아쳤다.
이 위원장도 "박 후보는 유치원 무상급식을 약속드렸다"며 "초등학교 무상급식도 못 주겠다면서 시장을 내팽개친 양반과 많이 다르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다만 유세에서는 야당을 향한 막말도 쏟아졌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이 오 후보를 '쓰레기'라고 부른 것이다. 윤 의원은 "4월 7일 재보궐선거에서 쓰레기를 잘 분리수거 하셔야 한다"며 "내곡동 땅이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거짓말을 하는 후보가 쓰레기 아니냐"고 비난했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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