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본선 대진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박영선 후보가 우상호 후보를 꺾고 최종 후보로 확정됐고 범야권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차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했다. 안 후보는 나경원과 오세훈 등 국민의힘 대표 후보와 경선을 앞두고 있는데 누구와 대결하든 여론조사는 크게 앞서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별로 차이가 있지만 안 후보가 40%대 지지를 얻는 반면 나경원, 오세훈 후보는 각각 20~30%대에 그치고 있다.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서는 나 후보와 오 후보가 격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범야권 단일화 실패 등 이변이 없으면 본선에서는 박영선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중소 후보들이 난립할 수 있지만 대세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여론조사에서는 안철수 후보와 박영선 후보가 박빙의 차이를 보인다. 오차범위 안이라 누가 우세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기업에서 전략을 세울 때 많이 사용하는 SWOT분석을 통해 두 후보의 경쟁력을 보자. SWOT분석은 기업의 내부와 외부 환경을 분석해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 요인을 찾아내 이를 토대로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기법이다.
박영선 후보의 강점은 풍부한 경험에 있다. 오랜 의정 활동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반면 강성 이미지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유권자가 적지 않다는 것은 약점이다. 기회 요인은 첫 여성 서울시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는 점이다. 위협 요인은 이번 선거가 여당 심판론으로 흐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안철수 후보의 강점은 높은 인지도와 의사 출신으로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약점은 정체성이 모호하고 대통령 선거에 나와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기회 요인은 범야권 단일 후보로 확정되면 보수층과 중도층의 표를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위협 요인은 야권 단일화에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회 요인이 위협 요인으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한 달여 남은 기간 동안 두 후보가 강점과 기회 요인을 살리고 약점과 위협 요인을 얼마나 잘 방어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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