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시아버지인 고(故) 이기을 연세대 명예교수가 이번 정부에서 독립유공자로 지정됐다. 한 차례 탈락된 후 현 정부에서 지정된 것이다.
국가보훈처는 12일 이 교수의 독립유공자 포상 대상자 선정 관련 안건이 지난 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지난 4월 이 교수에 대한 독립유공자 포상 신청서가 접수된 지 7개월 만이다.
이 교수는 지난달 13일 별세했다. 이에 정부는 오는 17일 순국선열의 날에 이 교수 유족에게 대통령 표창을 수여할 예정이다.
함경남도 북청 출신인 이 교수는 일제시대인 1940년 '중앙고보 5인 독서회' 사건에 가담했다. 5인 독서회는 이 교수 등 중앙고보 4학년생 5명이 1940년 민족정기 고취, 독립 쟁취를 목적으로 고(故) 최복현 선생의 지도 아래 만든 조직이다. 이듬해 여름방학에 한 학생의 연락 편지가 일본 경찰에 발각돼 이 교수가 검거됐고, 함흥교도소에서 몇 달간 옥살이를 했다.
석방 후 이 교수는 1943년 연희전문학교(연세대 전신) 상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그해 말 일본군 학병이 돼 일본 가고시마(鹿兒島) 지역 부대에 배치됐고, 일본에서 해방을 맞았다. 중앙고 동문회보에 따르면, 아버지가 자신의 학병 문제로 함흥경찰서에 감금되는 등 여러 방법으로 입대하라는 압박을 받아 결국 학병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1983년에도 한 차례 독립유공자 포상 신청을 했으나 탈락했다. 이유는 일본군 입대 경력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훈격이 결정됐다.
포상 심사 기준 등이 당시와 일부 달라진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유족은 앞으로 매월 74만3000원의 보훈 급여를 받게 됐다.
하지만 일각에선 현 정부 장관의 시아버지가 독립유공자로 지정되는 것은 오해를 발생시킬 여지가 있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과거 탈락 이력이 있지만 이번에 지정된 것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박완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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