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근무하던 택배 기사가 대리점의 갑질과 생활고를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같은 택배회사에서 근무한다고 밝힌 한 택배 기사는 "(택배 기사는)급한 일이 생기거나 몸이 아파서 그만두는 경우에도 1000만 원 위약금을 물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염성철 택배 기사는 22일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돌아가신 분이 남긴 유서내용과 관련해 "계약서 내용을 보면 계약기간 안에 그만두면 위약금 1000만 원 물어야 되고, 회사가 기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계약서에 명시가 돼 있다"며 "3개월 전에 퇴사 통보를 하고 퇴사 하면서 후임을 구하지 못하거나 대리점에게 후임을 구하지 못해서 대리점에 손해를 끼치면 위약금 1000만원을 내고 그만둬야 된다는 문구가 계약서에 그대로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 동료들한테 얘기 들어보면 이런 쪽으로 압박이 들어오는 건 사실"이라며 "예를 들어서 대리점에서 계약서에 있으니까 쉽게 그만 못 두게 하는 족쇄 같은 그런 경우"라고 말했다.
아울러 분류작업 하는 택배 현장 환경에 대해선 "야외에서 거의 작업하다 보니 한 겨울에도 외벽 없이 바람 그대로 통째로 맞아가면서 그렇게 우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리점에서 히터를 제공하긴 하나 열악하다"며 "숫자라든지 열기라든지 이런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 보니까 개인적으로 많이 추우신 분들은 히터를 개인적으로 가져오시거나 손난로를 쓴다든가 개인적으로 그렇게 알아서 많이 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치권에서 요즘 택배시장에 대한 문제가 많이 대두가 되고 있기 때문에 뭔가 기대가 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 21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택배 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막자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대책위는 선언문을 통해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는 구조적 타살"이라며 "택배 노동자들은 주 평균 71시간이 넘는 살인적 노동을 감내하며 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벌 택배사는 분류작업 추가인력 투입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심야 배송 통제를 약속했지만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며 "정부 당국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죽음의 행렬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현주 기자 hyunjoo226@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