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용민 민주당 의원에 재반격을 가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에 제기한 민사 소송과 관련해 금 전 의원이 "그러려고 촛불을 든 것이 아니다"라는 등의 비판을 쏟아내자 "금 전 의원이 갑자기 참전을 했는데 쉽게 납득가지 않는 이야기를 하고 계신다"며 '참전' 이유를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금 전 의원은 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 의원의 말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금 전 의원은 "선출직 공직자, 고위 관료는 국민들의 비판에 한없이 겸손해야 한다. 조롱이나 비아냥도 마찬가지"라며 "자기를 비판하는 사람에게 소송으로 대응하는 정치인을 진보적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진중권 교수가 '보통 국민'이 아니고 영향력이 큰 스피커라서 소송을 해도 된다는 주장에 대하여,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인지 이해가 잘 안 가지만, 표현의 자유, 비판할 자유를 위축시키기 위해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무기가 '본보기 소송'"이라며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 한명을 겨냥해서 소송에 시달리게 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의 입을 닫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고 적었다.
금 전 교수는 '진 전 교수가 사과하면 고소를 취하하겠다'고 밝힌 김 의원의 행보가 '칠링 이펙트(Chilling Effect)'를 유발한다고 해석했다. '칠링 이펙트'는 과도한 규제나 압력으로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현상다. 그는 "영향력있는 사람이 소송을 당해서 사과한다면 '보통 국민'들이 어떻게 고위 공직자를 비판하거나 조롱할 수 있나"라고 설명했다.
또 진 전 교수의 발언이 건전하지 못한 '비아냥'이라서 소송해도 된다는 주장에 대해 "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쥐박이'라고 부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닭근혜'라고 불러도 소송 걱정하지 않는 나라에 살고 싶다"며 "문대통령을 '문재앙'이라고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다. 잘 모르는 모양인데 그게 민주주의 국가"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민사 소송이라 괜찮다'는 주장에 관해선 "역시 민변 출신 변호사의 입에서 나왔다고 믿기 어려운 주장인데, 다 떠나서 재벌이 노조 탄압할 때 손해배상 청구하는 거 잊어버렸나"라며 "민사소송 당하면 변호사 선임하든지 직접 답변서 써야하고 재판도 받아야 한다. 그게 부담되어서 다들 입을 닫게 된다. 이게 바로 칠링 이펙트"라고 했다.
한편 김 의원과 진 전 교수 간 '똘마니' 표현을 둘러싼 설전은 지속되고 있다. 김 의원은 자신의 SNS에 "진중권, '이제라도 김용민 의원이 이 반민주적 폭거에 사과하면 소취하를 허락할지 진지하게 고려해 보겠다'라고 했나보군요. 풋^^"이라며 "사과할 기회를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기회를 차 주시는군요.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고 경고했다.
[김정은 기자 1derland@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