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우리 당 내부에서 대통령 후보가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을 비롯한 당 밖의 야권 잠룡에 대해선 "밖에 계신 분들이 우리 당에 관심을 가지면 흡수돼서 결국 여건을 만들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 100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2022년 대통령 선거 때 어떤 후보를 내세울지에 대해 이같은 답변을 내놨다. 그는 "국민의힘은 종전과는 다른 형태로, 특히 사회적 약자와 동행하겠다고 했다"며 "특정 기득권 세력에 집착하는 정당이 아니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는 정당으로 변신하려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면 자연적으로 새로운 대통령을 해보겠다고 관심 갖는 분들이 나올 것"이라며 일단 당 내부에서 후보자를 발굴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안철수 질문 쏟아지자 "더이상 답변않겠다"···'불쾌감' 표시
김 위원장은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입장도 비슷하게 설명했다. 그는 "제1야당으로서 서울시장 후보를 내는 것에 대해 더이상 말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외부인사의 경우) 국민의힘에 들어와 여기서 후보가 되는 게 본인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면 우리당과 협조해서 입당을 하던지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하나의 대책 기구를 만들 계획이라고도 언급했다.
그는 기자들이 야권 잠룡이자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통합 가능성을 재차 묻자 "국민의힘이 100일을 맞이해 기자회견하는데 왜 안철수 씨에 대한 질문을 그렇게 많이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며 "구체적 답변을 할 이유가 없고 더이상 답변을 안하겠다"고 살짝 불쾌함을 표시했다. 또다른 야권 잠룡인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서도 "외부 사람이 어떤 생각 가졌는지 알 수 없고, 구체적인 답변을 할 이유는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2017년 대선에 나왔던 후보들은 시효가 다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사실상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쓴 소리를 한 셈이다. 다만 그는 이날 이같은 의견이 여전하냐는 질문에는 "그런 말을 한 적은 있지만 그건 꼭 결정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홍 의원의 복당 이슈에 대해서는 "당이 변화를 지속해서 완전히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하게 되면 그 다음에 가서 복당 문제를 거론해도 늦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여당 높은 지지율? 2년 남은 대선 정치상황 예견 못해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에 대한 질문에 "여론조사기관에서 높은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지만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여론조사가 최종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2년 가까이 대선이 남았는데 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예견하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이 지사가 최근 국민의힘을 '부자정당'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선 불쾌함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이 지사를 향해 "그 논리는 납득하지 못한다"며 "이 지사가 참 무슨 기본소득의 개념에 푹 빠져서 (2차 재난지원금도) 전국민 상대로 한단 말을 자꾸 하는데, 국가 정책이란 건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을 가져오느냐에서 준비돼야 한다"고 쓴소리했다. 나아가 문재인 정부가 지난 총선 직전 전국민을 대상으로 1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데 대해선 "재난지원금 신청한 사람은 99.8%인데 기부는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며 "과연 이게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효율적인 짓을 한거냐"고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어 우려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현 정부가 가장 잘못한 게 무엇이냐고 묻는 기자들에게 "우리나라 민주주의 근간인 삼권분립을 무너뜨리는 일을 하지 않았냐"며 "사법부를 장악한다던가 등 굉장히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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