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과 공직자에게 이미지는 중요하다. 그에게 따라붙는 평판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언변이나 행동이 의도치 않았던 상황과 맞물려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지역구가 물난리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와중에 동료 의원들과 크게 웃고 있는 정치인의 사진이 공개돼 구설이 일었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비판이 거세지자 황 의원은 해당 상황에 대한 보도를 '악마의 편집'이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지우고선 뒤늦게 사과했다. 과거에도 이런 일은 있었다.
1 물난리 보도와 파안대소 구설
황 의원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후 사정이 어찌 됐든 오해를 불러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사려 깊지 못했다"며 "먼저 수해 피해자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몹시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앞서 황 의원은 사진이 논란이 되자 "찍는 분의 요청에 따라 웃는 모습을 연출했고, 공교롭게도 TV 속에서 물난리 뉴스가 보도됐나 보다"며 "이 사진으로 '물난리 특보 나오는데 파안대소 구설수'라는 기사가 가능한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웃는 모습이 필요한 순간에 침통해야 할 장면을 악의적으로 편집하면 전후 사정을 모르는 독자들은 속을 수밖에 없다. 악마의 편집"이라고 했다. 이 글은 지워졌다.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던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논란이 일자 '사망자 발생 소식' 자막이 포함된 사진 1장만 삭제했다. 윤희석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가벼운 마음으로 사진을 공유했을 텐데 그걸 언론이 그냥 지나치지 않았을 뿐. 억울해할 부분도 있겠으나 그건 어쩔 수 없는 본인의 몫"이라고 논평했다.
2. 사회적 거리두기 와중에 술자리 논란
고영인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월 총선 경선에서 승리한 직후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술자리를 가진 사진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많은 참석자들이 술이 있는 회식을 했다는 사실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한 정부의 기조와도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고 후보 측은 당시 보도와 관련해 "지지자들이 선거사무소에서 출출하다 보니 족발, 치킨, 맥주 등을 시켜 먹은 것으로 캠프에서 제공하지 않았다"며 "코로나 정국에서 주의 깊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했다.
비판이 커지자 민주당 지도부는 당시 고 후보 측에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 민주당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경선 후 다중이 모여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고 후보자에게 엄중 경고키로 했다"고 밝혔다.
3. 코로나19 첫 사망자와 짜파구리 오찬
한국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나온 지난 2월 20일 문재인 대통령은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의 제작진을 청와대로 불러 짜파구리를 메뉴로 오찬 행사를 가졌다. 영화 내에서 나온 음식이라는 상징성과 서민성을 살린 메뉴였다.
문제는 그날이 국민 수십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황에서 첫 사망자까지 발생했는데, 봉준호 감독과 출연진 등과 담화하면서 파안대소하는 사진이 찍혔기 때문이다. 굳이 오찬을 진행했어야 했고, 감정을 자제할 수 없었지가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미리 예정이 됐던 일정이며 취소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4. 세월호 참사 당시 컵라면 논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사고 당일 진도실내체육관 진료소에 방문한 서남수 전 교육부장관이 팔걸이 의자에 않아 컵라면을 먹고 있는 모습이 기사로 알려지면서다. 논란이 일었다. 이후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장에 있던 다른 인사의 권유로 라면을 먹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서 전 장관은 석달 뒤,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발표 직전 경질됐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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