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14일 범여권 국회의원 173명이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기로 한 것에 대해 "이 결의안은 종전선언이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종전선언은 '불량국가 북한'을 '정상국가'로 공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종전선언은 미국과 중국은 물론 국제사회로부터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사실상 공인받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결의안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공인하자고 촉구하는' 결의안"이라고 비판했다.
20대 국회 후반기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그는 "북한은 이 결의안이 주장하는 대로 종전선언을 비핵화를 위한 조치로 받아들이기는 커녕, 종전선언 협상을 이유로 비핵화 협상을 미루고 지연시키며 유엔 제재 완전 해제까지 요구했다"며 "그리고 그 시간동안 단 한순간도 핵무장 강화를 멈추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북한이 종전선언에 담은 진짜 비수는 '주한미군 철수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종전을 선언하는 순간, 주한미군은 사실상 그 존재 명분과 가치가 크게 흔들린다"며 "주한미군의 주둔 목적이 북한의 재남침 예방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는 완전히 사라지고, '공인 핵보유국 북한'과 한국이 미국을 상대로 주한미군 철수를 논의하는 구조로 한반도 외교지형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며 "이것이 대한민국 입법부이자 헌법기관인 국회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이 결의안을 채택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정의당 소속 국회의원 173명은 오는 15일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하는 종전선언촉구결의안은 △당사국인 대한민국과 북한·미국·중국의 조속한 종전선언 실행 △법적 구속력 있는 평화협정 체결 논의 시작 △북·미 비핵화 협상 성과 도출 △남북정상선언 내용 이행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남북 주민 지원 협력 △국제사회의 종전선언 적극 동참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번 결의안에는 최근 10년간 결의된 발의안 가운데 '2010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지지 결의안' 이후 가장 많은 의원이 참여했다.
발의에는 이낙연, 설훈, 김한정, 김홍걸 등 민주당 의원 168명과 정의당 배진교, 이은주 의원, 열린민주당 최강욱, 김진애 의원, 양정숙 무소속 의원 등 총 173명이 참여했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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