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8일) 취임 1주일이 된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당 안팎에서 "일단 판 흔들기에는 성공했다"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취임 일성으로 "진보보다 더 앞선 진취적인 정당"이라는 화두를 제시하면서 "보수라는 말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해 '보수' 정체성을 신앙으로 여기는 전통적 지지층에 혼란을 안겼습니다.
4일 첫 기자간담회에선 '좌파 담론'으로 여겨지는 기본소득 논의 필요성을 밝혀 여야를 떠난 사회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파를 낳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전혀 예상치 못한 급진적 태도를 보이지만 당내에선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그 바닥엔 "더는 망가질 곳이 없는 난파선인데 뭐라도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깔려있습니다.
한 3선 의원은 "국민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당의 변화 움직임을 느끼게 해주는 데는 성공했다"며 "전체적으로 7대3 정도로 긍정적인 점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기본소득이나 따뜻한 성장은 원래 보수의 이슈인데도 그동안 진보의 전유물로 여겨진 게 사실"이라며 "김 위원장의 의제 설정은 지금까지의 인식의 오류를 바로잡았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 재선 의원은 "세상이 바뀐 상황에서 뒤처진 분들을 손잡고 함께 가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하는 역할"이라며 "(김 위원장의 의견에는)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김 위원장의 행보를 1997년 영국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총리가 정권을 잡기 위해 '제3의 길'을 제시한 것에 견주며 "새로운 보수의 길로 가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해석했습니다.
김 위원장 취임을 전후해 통합당의 지지율도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리얼미터 발표에 따르면 비대위 출범이 난항을 겪던 지난달 21일 23.4%였던 통합당 지지율이 김 위원장 취임 이후인 지난 4일 27.5%로 2주 사이 4.1%포인트가 올랐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당 대표자로서의 기본 역할인 소통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 위원장에 대해 연일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장제원 의원은 어제(7일)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이 혼자서 북치고 장구 칠 것이 아니라 대선후보군들이 함께 뛸 운동장과 마이크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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