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최근 논란이 된 76살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추 장관은 오늘(29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해) 사회적인 문제가 된다고 언론이 문제를 제기한 만큼 검찰 수사방식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추 장관은 "'비망록'에 따르면 검찰은 증인을 70여차례 이상 불러 조사했는데, 조서는 5회에 불과하다"며 "그 많은 과정은 검찰의 기획대로 (증인을) 끌고 가기 위해 말을 맞추는 과정이었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검찰도 앞서 '과거사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문제의 소지가 있었던 사건을 다시 들여다본 적이 있다"며 "검찰 조직을 지휘하고 있는 입장에서 (한 전 총리 사건도) 예외 없이 한번 진상조사는 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추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해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데 충분히 공감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한 전 총리 사건은 과거 유죄가 확정된 재판에서 증거로 채택됐던 한신건영 전 대표인 고(故) 한만호 씨의 비망록이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당시 검찰 조사에 강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검찰은 비망록이 당시 재판부에 의해 엄격한 사법적 판단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서는 꾸준히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추 장관은 오는 7월 출범이 예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1호 수사 대상'에 대한 의견도 밝혔습니다.
추 장관은 "공수처는 검찰이 제대로 사법 정의를 세우지 못했던 과거에 대한 반성에서 탄생한 것"이라며 "때문에 (검찰의) 권력 유착이나 제 식구 감싸기 등 과오가 있었던 사건들이 공수처의 우선적인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특정 개인의 문제를 (공수처 수사 대상으로 거론하며) 논란을 하면 공수처 출발을 앞두고 그 본래의 취지가 논란에 빠져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 출범 취지에 맞게끔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부연했습니다.
진행자가 "공수처 1호 사건 대상으로 윤석열 검찰총장 이름도 올라온다. (윤 총장은) 1호 사건은 아니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추 장관은 "그런 취지에서 성역은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답했습니다.
검·경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진행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 방향에 대해서는 "검사는 직접 수사보다는 법률가·인권 감독자로서 수사의 적법성을 감독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며 "검·경 사이의 민주적 통제와 협력적 관계가 정착되고 나면 검찰은 수사권을 경찰에 넘겨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추 장관은 또 "'n번방 사건'이나 부산 구치소 수용자 사망 사건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인권 감수성 수준이 아직은 낮다는 것을 느꼈다"며 "인권 보호를 위해 법무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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