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대책위원장이 4·15 총선 이후 당선·낙선자에게 직접 격려 전화를 하며 당내 정치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경제·노동계 지도자들과 잇달아 비공개로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한 경제 위기 해결책 마련에도 집중하는 등 당 안팎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오늘(20일)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민주당 총선 출마자들에게 전화를 일일이 걸어 당선자에게는 축하 인사를, 낙선자에게는 위로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출마자 253명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이 위원장의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위원장은 당선자에게는 "어려운 일이 많은데 지혜를 모아가자"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고, 낙선자에게는 "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니 용기를 잃지 말라"고 인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영남에서 고배를 마신 김부겸·김영춘 의원과도 통화하고 "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며 격려했다고 합니다.
국회에 처음 입성하게 된 한 당선인은 "오늘 아침 이 위원장의 전화를 받았다"며 "축하 인사와 함께 곧 보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위원장이 후원회장을 맡아준 다른 신인 당선인도 "이 위원장과 통화에서 축하 인사를 주고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총선을 지휘했던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자연스러운 인사 전화로 볼 수 있지만,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세 확장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시내 모처에서 김영록 전남지사와 티타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만남은 김 지사의 요청으로 성사됐다고 합니다. 호남 출신인 이 위원장이 '이낙연 대망론'에 힘입어 호남 지역에서 특히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이날 만남에도 관심이 쏠렸습니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 당내 세력 기반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총선을 계기로 38명에 달하는 민주당 후보들의 후원회장을 맡고 전국 각지에서 지원 유세를 함으로써 세력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대권으로 가는 길목에서 '예선전'인 당내 경선을 통과하려면 최대 계파인 '친문(친문재인)' 의원들의 인정과 지원이 필요한 만큼 향후 이 위원장이 친문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행보를 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됩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7일 종로 선거 캠프 해단식에서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내려갔더라면 이런 선거 결과가 나올 수 없었다"며 "이번 선거의 최대 공적은 뭐니 뭐니 해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드려야 옳다"고 발언한 것을 이런 연장선에서 해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민주당이 전례 없는 '거대 여당'이 되면서 당내 리더십의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 여부가 전당대회의 판도를 흔들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이 위원장 측은 "일단 코로나 위기 극복에 주력하겠다"며 당권 도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추후 당내 여론 등을 고려해 당권 도전 여부를 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위원장 측 관계자는 "당내에서 여러 논의가 시작되지 않겠느냐"라며 "중요도로 보자면 1순위는 국난 극복이고, 2순위가 신뢰받는 당의 운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전날부터 경제·노동계 주요 인사들과 비공개로 만나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여러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주당은 코로나19국난극복대책위원회를 총선 후에도 지속해서 운영하고 이 위원장이 당분간 위원장 역할을 이어가도록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위원장은 코로나19대책위 활동을 하며 일자리 문제 등 경제 위기 해결책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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