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성남 은혜의 강 교회 신도들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상황에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정치'말고 '방역'을 하라"고 주문했다.
진 전 교수는 1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난번에 '정치가 아니라 방역을 하라'고 지적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은혜의 강' 교회는 명백한 방역의 실패"라며 이같이 말했다.
진 전 교수는 "교회에서 소금물을 입에 분사하는 그 현장에 경기도든, 성남시든, 구청이든, 주민센터든 파견된 공무원이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확실한 건 방역을 위한 안전수칙이 개별교회에 제대로 전달되지도 않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교회 문 닫을 생각을 할 게 아니라 예배가 안전하게 이루어지도록 감독을 했어야 한다"며 "그 결과 교회에서 인터넷에 따도는 미신만 믿고 '자체방역'을 하다가 일어난 사고"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교회 문을 닫는다고 하면 대중은 환호할 것이고 그게 바로 트럼프의 방식"이라며 "포퓰리스트들은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는 것보다는 그 문제를 자신의 정치적 아젠다를 확산시키는 기회로 악용한다"고 꼬집었다.
이번 사태가 충분이 예견됐었다고 주장한 진 전 교수는 "방역이 뚫렸다면 그 책임을 져야 하는데 모든 책임을 교회로 돌리고 있다"며 "교회가 져야 할 책임이 있고 지사가 져야 할 책임이 따로 있는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방역에 구멍이 뚫렸으면 이제라도 방역태세를 점검해야 하는데 그 일을 할 생각이 별로 없어 보인다"며 "교회 전체를 강제로 폐쇄하는 건 대중의 환호를 받겠지만 정치적 부담이 너무 커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교회는 문을 닫겠다'고 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교회가 안전수칙을 지켰는지 여부는 사후에 확인할 게 아니라 사전에 점검해야 하는 것"이라며 "예배를 강행하는 전체 교회의 문을 닫는 것은 반대하지만 방역 당국의 지침이나 지도를 거부하면서까지 위험한 집회를 강행하는 개별교회의 집회를 금하는 것을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 전 교수는 "다만 '은혜의 강' 교회가 그 경우에 속하는 지 따져봐야 한다"며 "그 현장에 과연 방역담당자가 있었는지 혹은 그 교회를 대상으로 사전에 안전한 예배를 위한 행정지도가 있었는지부터 밝혀져야 한다"고 전했다,
진 전 교수는 "개인적으로 이재명 지사의 거버너로서 능력은 높이 평가하나 가끔 포퓰리즘의 경향을 보이는 게 마음에 걸린다"며 "더 큰 꿈을 품고 계신다면 한국은 필리핀이 아니라는 점 알아두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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