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의 의장을 맡았던 이부영 전 국회의원이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전 의장은 전날 JTBC 신년 토론 프로그램 '정치개혁 무엇을 해야 하나'에서 유 이사장이 '거짓 주장'을 했다며 "2004년 4대 개혁 입법 실패는 국가보안법 개정 여야 합의를 여당이 파기한 탓"이라고 했다.
이 전 의장은 "유 이사장은 역대 국회의 정치개혁을 거론하며 귀를 의심할 거짓 주장을 내세웠다"며 "그는 당시 열린우리당 152명에 민주노동당 13명 등 165명이 국가보안법 완전폐지와 신문법, 과거사법, 사학법 등 개혁 입법을 처리하려 했지만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이 국회를 완전히 점거해 실패했다고 주장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 주장은 완전히 거짓 주장이다. 야당은 국회를 점거하지도 않았고 여야 협상은 순항했다"며 "여당이 국가보안법 완전폐지를 주장하는 바람에 협상은 깨졌다. 그리고 열린우리당은 분열했고 정권을 빼앗기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의장은 2004년 12월 말 국가보안법 문제를 놓고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막후 비밀 협상'을 진행한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박 대표는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얘기만 할 뿐 다른 얘기는 모른다는 태도였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 않고 개정한다면 열린우리당에 무엇을 줄 수 있는가를 묻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 "이틀 뒤 다시 만나 국가보안법 개정을 하기로 합의하고 신문법, 과거사법, 사교육법 등을 여당 안대로 개정하기로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러한 결과가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 않는 대신 독소조항 대부분을 삭제하고 나머지 개혁 입법을 모두 얻어내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유시민 의원이 반대했다고 했다. 이 전 의장은 "두 차례 (당시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하는) 4자 회의를 열어 천 원내대표를 설득했다"면서도 "국회 협상에서 지금처럼 유리한 협상 결과를 얻어내는 일도 드문 경우라고 설득했지만 (유 의원은) 완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리고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 사회자였던 천 원내대표가 여야 합의안을 '원천무효'라고 선언해 일부 과격파 의원들은 당 의장인 필자를 '배신자'라고 손가락질했다"며 "여야 협상을 추진하도록 지지했던 3선 이상 중진의원들은 청와대 지지를 받는 것으로 보였던 유 의원 등 국가보안법 폐지파 의원들의 살기등등한 기세에 눌려 침묵했다"고 밝혔다.
이 전 의장은 "국가보안법 개정실패는 커다란 후유증을 남겼다.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폐기를 시도한 친북, 주사파 정당으로 낙인 찍혔다"며 "당내에서는 폐지를 반대한 의원들과 폐지를 주장한 의원들 사이에 메워질 수 없는 간극이 생겼다. 사실상 분당 사태가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도 유시민 의원을 비롯한 국가보안법 폐지론자들은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거짓 주장을 일삼고 있다"며 "필자 자신도 나이를 먹고 현역정치에서 물러났으면 못 본 채 지나칠 수 있으나 역사를 조작하거나 거짓주장을 하는 것은 용서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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