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증인·참고인 명단 논의에 난항을 겪으면서 '증인 없는' 청문회가 치러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였던 추 후보자가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관련 증인 출석을 대거 요구했으나, 이를 정치 공세로 판단한 민주당이 단호히 선을 그으며 대치 전선은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오늘(26일) "한국당이 신청한 증인에는 특별히 증언대에 세울 사람이 없다고 판단한다"며 "없는 증인을 굳이 만들어 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특히 한국당이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측근인 송병기 울산시 부시장을 비롯해 송 시장 당내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증인으로 요구한 것은 검찰 수사와 직결되는 만큼 내용적으로나 형식적으로나 부적절하다고 봅니다.
송 의원은 "한국당이 울산 사건을 계속 주장하는 것은 논의를 안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논문표절 의혹이나 후원회 관련 의혹에 대한 증인은 논의할 의향이 있으나 한국당의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에 한국당 간사 김도읍 의원은 통화에서 "울산 사건 당시 중앙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구 송 시장에게 단수 공천을 주는 데 관여했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그런데도 한 명도 못 부르겠다며 버티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습니다.
한국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때처럼 추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고개를 들자 민주당이 논의를 무작정 회피하며 '증인 없는 청문회'를 만들려는 게 아닌지 의심합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거부 의사를 확고하게 밝히고 있다"며 "이 때문에 간사 회동 등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증인·참고인에게 보내는 출석요구서는 청문회 5일 전에 송달돼야 합니다. 청문회가 30일 오전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5일 전 송달은 어려워진 셈입니다.
여야가 청문회를 앞두고 막판 합의점을 찾아 증인·참고인 명단을 추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청문회 때도 여야는 청문회 전날에야 11명을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다만, 이들 중 실제 참석한 사람은 1명에 불과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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