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경찰청이 송병기 현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진술조서에 가명을 썼다는 논란에 관해 경찰청 관계자는 오늘(10일) "대법원 판례상 문제 될 부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법원은 '조서를 가명으로 작성했더라도 요건이 갖춰졌다면 적법하다'는 취지로 판결했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가 근거로 든 대법원 판결은 2012년 5월에 나온 것입니다.
당시 대법원은 "진술자와 피고인 관계, 범죄 종류, 진술자 보호 필요성 등 여러 사정으로 볼 때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수사기관이 진술자 성명을 가명으로 기재해 조서를 작성했다는 이유만으로 조서가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공판기일 등에 원진술자가 출석해 자신의 진술서임을 확인하는 등 조서의 증거능력 인정에 관한 다른 요건이 갖춰진 이상 증거능력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행법상 가명 조서 작성은 당사자가 신분이 드러나면 보복당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사건을 맡았던 1심과 2심은 법조문을 근거로 가명으로 된 진술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을 갖추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증거능력이 없다고 봤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고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한편, 울산지방경찰청이 송 부시장을 가명으로 조사해 놓고도 경찰청에는 '해당 첩보의 제보자를 특정하지 못했다'고 보고한 데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 초기여서 송 부시장이 제보자라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송 부시장이 울산 경찰에 '내가 청와대에 제보했다'고 이야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울산 경찰로서는 송 부시장이 많은 참고인 가운데 한 명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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