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현직 청와대 인사들의 대대적인 출마 움직임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적게는 50여명, 많게는 70여명에 달하는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 것을 두고 "이대로 가면 나중에는 '친문 감별사(친 문재인 감별사)'가 나올지도 모른다"며 "대단히 안 좋은 현상"이라고 직격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패배를 자초한 '진박 감별사(진실한 친박 여부 감별사)' 논란을 빗대서 경계하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19일 이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비서는 리더가 성공하게 하는 것이 자기 몫이지, 그 옆에 잠시 있다가 너도나도 출마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리더를 팔아서 자기 정치적 입신을 도모하는 것은 구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출마하려는 사람) 숫자가 너무 많다. 일할 사람은 일해야 한다"면서 "소는 누가 키우느냐. 청와대를 나오면 일은 누가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전날에 이어 '86세대 쇄신론'에 대한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들의 마지막 미션은 젊은 세대에게 문을 열어주는 산파 역할"이라며 "청산의 대상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불쾌감이 있을 수 있지만, 국회에 연연해서 그런 반응을 보였다고 하면 그야말로 꼰대스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86세대는) 87년 6월 항쟁을 통해 민주화를 이뤘고, 2010년, 2017년 촛불과 탄핵을 거치며 다른 어떤 세대 못지않게 성과를 거둔 세대"라면서도 "하나의 세대, 그룹으로서는 마침표를 찍을 때"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86세대는 세대로서의 역할은 마감됐으니 '나부터 비워줄게'라는, 자발적 불출마 흐름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불출마 선언은 '아름다운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지난주에 한번 보기로 해서 술을 한 잔하기로 했었는데 허리가 조금 안 좋다고 약속을 연기를 해 못 만났다"면서 "아름다운 선택을 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른바 86세대의 상징이고 86세대 중에 정치적 무게로 치면 가장 많이 무게가 많이 나가는 분"이라며 "뭐든 할 수 있는 분이 저렇게 큰 결단을 하고 내려놓은 것이다. 출마해서 안 될 사람이 안 하겠다고 하는 것은 별 감동이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의 향후 행보에 대해선 "시민들과 호흡하면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길을 열어볼 수도 있다. 통일운동과 같은 운동을 하다가 대통령이나 서울시장 등 공직에 나가라는 요구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당내에 감도는 불출마 기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저를 포함해 (불출마) 의사를 좀 분명히 하거나 의사가 강하신 분을 따지면 얼추 15~20명 가까이 된다"면서 "정기국회가 끝나고 (총선) 예비 후보 등록 기간 시점인 12월 17일쯤 되면 많은 분이 진퇴를 분명하게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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