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6일 백마를 타고 '혁명의 성지' 백두산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과거 중요한 고비 때마다 백두산을 오른 적이 있어 미·북 비핵화 협상 등과 관련해 중대한 결심을 할지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백두의 첫눈을 맞으시며 몸소 백마를 타시고 백두산정에 오르시었다"고 밝혔다. 이어 백두산 방문이 "우리 혁명사에서 진폭이 큰 의의를 가지는 사변"이라며 "우리 조국을 최강의 힘을 보유한 강국의 전열에로 완강하게 이끄시며 역사의 흐름을 정의와 진리의 한길로 주도해가시는 김정은 동지의 전설적인 기상이 빛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백두산 입구에 위치한 양강도 삼지연군의 인민병원과 치과전문병원 건설 현장, 삼지연들쭉음료공장 등을 찾아 현지지도에 나섰다. 조용원·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겸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이 동행했다.
김 위원장은 삼지연에서 "지금 나라의 형편은 적대세력들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으로 의연 어렵고 우리 앞에는 난관도 시련도 많다"면서 "미국을 위수로 하는 반공화국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 앞에 강요해온 고통은 이제 더는 고통이 아니라 그것이 그대로 우리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적들이 우리를 압박의 쇠사슬로 숨조이기 하려 들면 들수록 자력갱생의 위대한 정신을 기치로 들고 적들이 배가 아파 나게, 골이 아파 나게 보란 듯이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앞길을 헤치고 계속 잘 살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두산과 삼지연군은 북한이 '항일혁명활동의 성지'로 선전하는 곳으로, 김 위원장의 주요한 정치적 결정은 이곳을 방문한 뒤 나온 경우가 많았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 대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인 2017년 12월 백두산에 올랐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주기 탈상을 앞둔 2014년 11월, 장성택을 처형하기 직전인 2013년 2월에도 이곳을 찾은 바 있다.
삼지연군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치러진 미북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뒤 김 위원장이 올해 처음으로 경제 현장 시찰에 나선 곳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지난 5일 미북 실무협상이 결렬된 뒤 자력갱생을 강조함으로써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통신은 백두산행에 동행한 일꾼들 모두 "우리 혁명이 한걸음 전진될 웅대한 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확신을 받아안았다"고 전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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