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공청회에서 안익태가 만든 애국가를 부르지 말자는 주장이 제기되자 누리꾼 사이에서 '애국가 논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안민석 의원은 8일 국회에서 '안익태 곡조 애국가 계속 불러야 하나?'라는 주제의 공청회를 열었다. 안 의원은 이 자리에서 "한일 경제 갈등이 고조되는 경제전쟁 국면이지만, 이번 기회야말로 친일 잔재를 청산할 수 있는 최적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익태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국회에서 꺼내놓고 국민에게 판단을 맡겨보자는 제안을 받고 공청회를 주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화운동가로 활동 중인 임진택 판소리 명창은 이날 세미나에서 "국가(國歌)가 하나일 필요가 없다"라며 "애국가를 공모를 통해 선정해 국민들의 선택의 여지를 넓혀주자"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 확산된 애국가 교체 주장에 대해 누리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 A 씨는 "애국가 교체라니, 좌익의 선동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누리꾼 B 씨는 "친일을 알게 된 이상 애국가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2006년 안익태의 친일행적이 처음 대중에게 알려진 이후 애국가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안익태가 베를린필하모니에서 지휘한 영상 속 배경이 만주국 축전 음악회라는 사실이 독일에서 음악을 공부하고 있던 유학생에 의해 알려졌다. 안익태가 1942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만주국 창설 10주년 기념음악회에서 '만주환상곡'을 지휘한 것. '만주환상곡'은 일본과 만주국의 영광을 기리고, 나치와 무솔리니의 건승을 비는 내용이다. 더구나 만주국은 일본 괴뢰 정권으로 우리나라 독립군을 탄압했다. 안익태는 1938년 '에텐라쿠'라는 일왕 찬양 음악을 작곡하기도 했다. 애국가 작곡가로 인정받아 광복 후 대한민국 문화훈장 대통령장을 받았던 안익태는 2009년 친일 인명사전에 등재됐다.
애국가 논란은 작곡가뿐만이 아니다. 애국가 작사가는 공식적으로 미상이다. 작사가를 두고 윤치호, 안창호 등이 거론되지만 친일파로 변절한 윤치호라는 설이 유력하다. 1955년 국사편찬위원회 심의에서 11 대 2로 '윤치호 작사'가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윤치호의 친일 논란으로 최종 판단은 유보된 바 있다. 이에 백범 김구는 "3·1운동을 태극기와 애국가로 싸웠는데 누가 지었는지 왜 문제인가"라며 일침을 놓기도 했다.
한편 한일관계가 악화되기 전인 올해 초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애국가 교체에 대한 국민 여론을 조사한 결과 반대가 58.8%로 우세했다.
[디지털뉴스국 유정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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