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행적이 있는 작곡가 안익태가 만든 애국가를 국가(國歌)로 부르지 말자는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워장인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재단법인 씨알과 함께 '안익태 곡조 애국가 계속 불러야 하나' 공청회를 개최했다.
안 의원은 "이번 기회가 친일 잔재를 청산할 수 있는 최적기라고 생각한다"며 "친일 작곡가 안익태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국회에서 꺼내놓고 국민에게 판단을 맡겨보자는 제안을 받고 공청회를 주체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익태는 일본이 세운 만주국을 찬양하는 노래와 일왕 찬양곡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2009년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다.
안익태가 독일권에서 활동할 때 그를 후원한 단체인 독·일 협회가 나치에 일조한 국가 조직이라는 이유로 친나치 행위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지금의 애국가는 나라 사랑의 마음을 일깨우는 노래로서 이미 그 위상을 상실했다. 애국가를 부를 때 께름칙하다면 이미 그 생명력을 상실한 노래"라며 새 애국가를 만들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경로 한성대 명예교수는 "안익태는 친일 행위뿐 아니라 친나치 행위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며 "이런 사람이 지은 애국가 곡조를 따라 할 수 있느냐는 문제를 심층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숙한 국가(國歌)를 바꾸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도 있었다.
이종구 한양대 명예교수는 "새로운 애국가를 제정할 필요가 있지만 수십 년간 불러온 노래인 만큼 변경에 대한 국민 공감대 마련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성급하게 새 애국가를 만들기보다 "정부와 국회 등에서 절차에 따라 가칭 '애국가 제정위원단'을 조직해 추진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청회를 계기로 애국가의 정당성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국 장수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