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한국, 미국 군사전문가들이 제기하고 있는 핵무기 공유방안에 대해 적극 검토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당내에서 자체 핵무장 또는 전술핵 재배치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황 대표가 이같은 움직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달 25일과 31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SLBM 3발을 장착할수있는 잠수함을 공개하는 등 도발이 이어지는 상황을 거론하며 정부를 향해 '핵 무기 공유방안 검토'를 요구했다. 그는 "이런 위중한 상황에서 대통령 주재 NSC(국가안정보장회의) 전체회의도 열지 않았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주재 상임위를 열어서 '우려 표명한다' 보도자료 낸 것으로 끝냈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가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해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27일 '북한 미사일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4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지만 여기에는 핵무기 공유방안 검토는 들어가지 않았다. 요구사항에는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 선언 ▲'북한 유엔결의 위반'에 대한 정부 차원에서의 유엔 안보리 소집 요구 ▲외교안보라인 전면 교체 ▲국회의 국정조사 요구 즉각 수용 등이 담겼다.
황 대표가 지난 3월 "핵무장론을 무조건 접어놓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는 점에서, 그는 핵무장·전술핵 재배치 등에 대한 검토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아왔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관련 발언에 대해 신중해 왔던 그가, 당 최고위원회의 공개발언을 통해 '핵무기 공유방안 검토'라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데에는 최근 당내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조경태 한국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대통령은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해 미국과 협상해야 한다"며 "미국이 받아주지 않으면 즉각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자강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원유철 의원도 최근 "국민의 80%가 이제 우리도 전술핵 재배치나 자위권 차원에서 핵을 보유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결코 가벼이 봐서는 안 된다"고 밝힌바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의원도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한반도인근 영해 바깥 수역에 미국의 토마호크 등 핵 마사일이 탑재된 잠수함을 상시적으로 배치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윤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