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경제법` 열공위해 공무원들 머리 맞댄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북한 법제를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회의가 열린다. 남북 간 경제교류가 물꼬를 틀 때를 대비해 북한의 '대외경제법'을 정부 실무자들이 사전에 파악하기 위해서다.
21일 법제처·통일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제1회 남북법제 정비협의회'라는 이름의 회의가 22일 세종시에서 열릴 예정이다. 법제처가 주관이 돼 진행하는 이번 협의회는 통일부·기획재정부·농촌진흥청·문화재청·통계청·행정안전부·관세청 등 다양한 관계부처 내 남북교류 관련 업무를 하는 공무원들이 참석한다.
이날 협의회는 향후 북한 투자를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북한 법제를 연구하고 향후 방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가령 현행 북한법 가운데서도 대외민사관계법 대외경제중재법 외화관리법 경제특구법 등 대외경제법을 집중적으로 파악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체제 들어 북한의 법도 계속해서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협동농장·기업소 등의 변화에 따라 법령도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 2016년의 경우 북한은 법전을 새롭게 선보였는데, 이를 보면 상당한 양의 북한법이 정비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제부분에서도 개인 영역의 경제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김정은 체제 들어 경제개발구법을 정교하게 다듬었다. 사유재산 보호하기 위해 형법이나 행정처벌법 등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런 차원이다. 시장화 조치가 이뤄지면서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법령이 하나 둘 체계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북한 법령에서 강조하는 분야는 '대외협력'으로 과거 중앙집권적인 법령체제에서 지방정부에 권한을 위임하거나 이양하는 법들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 이날 협의회에서는 북한 법제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및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시간을 갖는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 최은석 전 통일연구원 교수 등이 참석해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분석하고 향후 전망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연사들의 강의가 끝난 후에는 정부부처 실무자 간 협의회를 진행한다.
[김정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