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한국, FTA에 따른 노동분야 의무준수 사항에 대한 정부간 협의 착수

유럽연합(EU)과 한국은 21일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무역과 지속가능발전(trade and sustainable development)' 장(章)과 관련된 한국 측 의무준수 사항 이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정부간 협의에 들어갔다고 주한EU대표부가 밝혔다. 한-EU FTA는 올해로서 체결 8년째를 맞이했다.
양측 협의를 통해 EU가 노동권에 대해 갖고 있는 우려 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소통 채널을 마련하기 할 계획이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유럽연합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지난달 17일 "한국은 EU의 소중한 파트너이며, 한-EU 무역협정은 양측 모두에게 큰 경제적 수확을 가져왔다"면서도 "한-EU FTA에 따라 양측은 노동권에 대해 약속한 바가 있지만, 한국 정부가 이를 이행하기 위해 지금까지 취한 행동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EU가 특정 국가와 체결한 무역협정에서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을 두고 정부간 협의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간 협의 과정에서도 해당 사안에 대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해당 당사자는 FTA에 따라 독립 전문가 패널을 소집해 사안을 처리할 수 있다. 이는 정부간 협의를 요청한 시점으로부터 빠르면 90일 후에 시작할 수 있다. 독립 전문가 패널은 사안을 검토한 후 당사자들에게 권고사항과 조언을 담은 보고서를 제공한다.
EU집행위원회는 한-EU FTA 양자간 회의에서 수년간 한국측에 우려사항을 제기해 왔다. 시민단체들도 한-EU FTA에 따라 결성된 한국 자문단체들과 시민사회포럼의 정기적인 활동을 바탕으로 이러한 사항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다. 지난 2017년 유럽의회와 유럽경제사회위원회(EESC)는 각각 결의안과 의견서를 통해 한국의 노동관련 의무준수 사항 이행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