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수십 년간 걸어온 길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길을 선택해야 하길 바란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3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고위급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핵무기를 포기하고 책임 있는 일원으로 국제사회에 편입해 그전과는 다른 국가 건설과 경제 발전에 집중하라고 권유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경제발전을 위해 비핵화를 결심하고 미국과 담판에 나서는 전략적 노선 전환을 분명히 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북한은 김정은 체제 들어서면서 경제발전을 위해 개혁개방정책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월 현재 위성사진에서 확인된 북한 공식 시장의 수는 482개로, 지난해 8월 집계한 468개보다 최소 14개가 증가했다.
시장이 생기면서 생산주체들이 물건을 시장에 내다 팔아 사적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농업분야에서는 포전담당책임제를 도입해 사실상 가족영농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농민들이 한 해 농사를 지은 뒤 생산량의 30%를 국가에 내고 나머지는 처분권을 갖게 함으로써 생산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기업에게도 상품을 생산해 시장에서 판매하고 확보한 이윤의 일부를 국가에 내면 나머지는 각 기업이 가질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가속해온 이런 조치들은 아직 큰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외부로부터 자본 수혈과 선진기술의 도입 등이 필요했지만, 국제사회의 촘촘한 제재 그물망은 북한 경제체제의 근본적 변화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발전을 통한 국가 번영노선에 관심을 기울이는 김 위원장으로서는 자신의 전략적 결정을 관철하려면 외부적 환경 마련이 중요한 상황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근본적으로 다른 길'을 언급한 것도 결국은 김정은 위원장이 속도감 있는 비핵화 조치를 결심함으로써 북한의 번영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길 바란다는 충고인 셈이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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