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경내 안팎에서 16일 북한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남전단(삐라) 인쇄물이 여러 장 발견됐다.
가로 약 10cm, 세로 2cm 크기의 두꺼운 종이로 만들어진 삐라에는 '김정은 최고영도자님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단호히 성명', '북이 무서워 숨도 제대로 못 쉬는 미국에 안보를 구걸하는 정부 참으로 가련하다', '북의 무서운 핵무적, 트럼프가 더는 잡소리 못하게, 설쳐대지 못하게 단호히 징벌할 것이다'등의 선동적 문구가 양쪽 면에 적혀있다. 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한반도 위기를 조장하면서 국론분열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아닌지 주목된다. 삐라는 청와대 춘추관 경내 잔디밭 뿐만 아니라 담벼락 등에 놓여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삐라 유입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호처에서 청와대 주변에 있던 삐라들을 수거했다"며 "(군 당국 등) 관련 기관이 삐라가 발견된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서울 시내에서는 북한의 대남전단 발견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달 20일 영등포구 신길동·문래동 일대에서 북한 정권을 찬양하는 대남전단 1000여 장이 발견됐고, 이틀 뒤에는 양천구 안양천 일대에 전단지 500∼600장이 놓여있었다. 같은 달 29일에도 용산구 원효로 노상에서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성공과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의 대남전단이 확인됐다.
그러나 종이재질, 문구, 글씨체, 보관 상태 등을 감안할 때 북한에서 만든 삐라가 아닐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계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