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핵(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와 운용에 필요한 국제법규 등 제약사항을 해결하는 방안을 찾기 위한 연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송영무 국방장관은 오는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양국 국방장관 회담을 갖고 우리 군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 필요성을 설명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핵 잠수함 도입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커 이르면 연말께 건조 여부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2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원자력 추진 함정(잠수함) 개발과 운용을 위한 국내 및 국제법과 규범 등 법적 요건에 관한 연구 계획에 시동이 걸린 상태"라며 "연말까지는 연구 결과가 도출되어 핵잠수함 건조 여부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해군 관계자도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의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핵·탄도미사일의 위협을 증가시키고 있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잠수함의 전력화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무기체계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필수적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원자력을 바탕으로 한 해군력 증강에 대비해 국제조약과 협정, 한반도 비핵화선언 및 탈원전정책 등 국내 정책에 대한 법적 해석, 상업용 원자력 선박 건조 기술동향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연구 착수 배경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기술 외적인 문제만 해결되면 이미 핵잠수함을 건조할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예비역 해군대령은 "핵연료로 사용되는 농축도 20% 미만의 우라늄도 국제시장에서 상용거래로 구매할 수 있고, 핵무기 개발 계획이 전혀 없음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당당히 보고하고 국제사회에 선포한 후 추진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농축도 20% 우라늄은 IAEA 규정상 저농축 우라늄으로 분류되며 핵무기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수준인 95%에 훨씬 못 미친다.
문제는 우리 정부의 핵잠수함 추진에 대해 미국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다. 이에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송영무 국방장관이 핵잠수함 도입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미국측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송영무 장관은 30일로 예정된 한미 국장장관 회담에서 이 문제를 비공식적으로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미국 방문길에 오른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은 오는 29일까지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 등 국무부와 백악관 고위 인사들과 잇달아 면담하면서 한미관계, 동맹 강화, 북핵 및 북한 문제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후 양국 정상 및 외교부 장관, 청와대·백악관의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사이에 각각 협의의 틀이 형성됐는데, 차관급 협의체는 상급 협의체를 보완 및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철 기자 /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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