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당국은 강원도 철원 육군 부대에서 지난 18일 발생한 K-9 자주포 사고에 대해 화포 내부 폐쇄기에서 연기가 나온 다음 장약 연소로 발생한 화재로 추정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육군 관계자는 "부상자 진술에 의하면 사고 자주포에서 포탄을 장전한 후 원인불상 폐쇄기에서 연기가 나온 뒤 내부의 장약이 연소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육군 관계자는 "사고가 난 K-9 자주포에서는 포신에 포탄 1발이 장전된 상태에서 원인불상으로 발사됐다"며 "합동조사단의 현장 감식 결과, 화포 내 장약 3발이 흔적도 없이 연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K-9의 폐쇄기가 완전히 닫히지 않은 상태에서는 격발 스위치가 작동하지 않아 포탄을 발사할 수 없다는 게 육군의 설명이다.
그러나 "발사 버튼을 누르지 않았는데 발사됐다"는 부상자의 진술도 나온 것으로 알려져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육군 관계자는 "발사 버튼은 사수와 부사수 2명이 다 할 수 있다"면서 "포반장까지 3명의 진술을 모두 확인해야 한다. (발사 버튼을 누르지 않았는데 발사됐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K-9 자주포에 탑승하고 있던 이태균(26) 상사와 정수연(22) 상병이 숨지고 장병 5명이 다쳤다. 부상자들은 의식은 있지만, 사고 상황을 정확하게 진술하기는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은 "폐쇄기에서 연기가 발생된 원인에 대해서는 현장 증거물 감정과 기능검사, 당시 현장 상황 분석, 부상자 진술 분석 등을 종합한 후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고조된 데 대응해 북한이 화력 도발에 나설 경우 즉각 대응 사격할 수 있도록 장거리 포병 사격의 정확도 향상을 위한 '포구초속 측정사격'을 하던 중 발생했다.
육군은 이번 사고 직후 교육훈련 목적의 K-9 사격은 일단 전면 중지했다. 작전 대기 중인 K-9은 그대로 가동 중이다. 우리 군이 운용하는 K-9은 1천여대다.
육군은 이번 사고로 숨진 이 상사와 정 상병을 순직 처리했다. 이들의 합동영결식은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육군 5군단장(葬)으로 엄수됐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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