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교류가 꽉 막혀 있는 가운데 북한이 오는 24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개막하는 2017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참석하기로 통보해했다.
15일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에서 "북한 국제태권도연맹(ITF) 태권도 시범단 32명은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인솔하에 무주 행사 참석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며 자유한국당 정보위 간사인 이완영 의원이 전했다.
북한은 지난 4일 장웅 위원을 비롯한 임원 8명과 박영칠 ITF 태권도 단장, 송남호 감독 등 36명으로 꾸려진 시범단 명단을 우리 측에 보내왔으나 남한방문 승인신청은 하지 않아 참석이 불투명했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오늘 오후 북한 측에서 남한방문 승인신청을 해왔고 현재 검토중"이라면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줄 계기인 점을 감안하면 승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대북 민간단체들은 6·15 공동선언 17주년을 맞아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조건 없는 민간교류 허용과 정부의 과감한 조치를 주문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6·15공동선언 발표 17주년 기념식을 열고 "제재와 대화의 병행이라는 어정쩡한 줄타기에서 벗어나 과감히 대화하고 관계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민간교류를 허용하겠다'고 방침을 정한데에 대해서는 "대북제재와 민간교류를 굳이 연계한 정부의 입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6·15남측위는 6·15 공동선언 17주년 기념행사가 비록 분산 개최됐지만 8·15 방북은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달 2일부터 약 3주간 북한 내 다제내성결핵 환자를 치료하고 돌아온 대북 민간단체 유진벨재단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방북 결과를 발표했다.
인세반 유진벨재단 회장은 "북측 기관 12곳을 방문해 400여명의 신규 환자를 등록하고 치료 지원사업을 진행했다"며 "지난해에는 한국 정부의 약품 등 반출승인 문제와 일정 혼란으로 치료지원에 문제가 있었지만 올해는 북한이 재단이 계획한 일정에 협조해줘서 순조롭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인 회장은 또 작심한 듯 우리 정부의 대북 민간교류에 대한 감시적인 태도를 질타했다.
그는 "정부가 북한을 갔다왔다고 해서 부당한 보고를 요청하고 부당한 보고를 안하면 물품 반출승인도 안나올 수 있다고 한다"면서 "더 좋은 세상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 이 사람들(북한 결핵 환자)은 다 죽는다. 정치 때문에 이 사람들을 보호하는 병실을 못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본부를 물품 반출 승인 제한이 없는 제3국으로 옮길지 망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진벨 재단은 다제내성결핵 환자 치료를 위한 병동과 치료약 등을 북한에 보내기 위해 통일부에 물품 반출승인을 신청해 둔 상태다.
유진벨 재단은 오는 11월 다시 의료진과 함께 방북해 환자 치료와 약품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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