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국방개혁에 대해 "육·해·공군 전쟁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며 "모든 게 바뀌는 데 새로운 군을 고민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후보자는 발표 하루 만인 이날 국방부 청사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이 '국방부가 국가를 위해 제대로 가는구나'하고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민이 믿을 수 있는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후보자가 되기 전 세미나와 인터뷰 등에서도 "국방개혁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국군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라며 "단순한 국방개혁 수준을 넘어 군을 재창설한다는 차원에서 고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개혁적 성향의 송 후보자가 취임하면 노무현 정부에서 계획했던 '국방개혁 2020'을 넘어서는 개혁과제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방개혁의 대상이 주로 육군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듯 "육군은 6·25전쟁을 거치고 우리나라가 가난할 때 부흥을 지켜냈고 군을 건설할 때 정말 고생한 군으로서 그 시대 역할을 다한 군"이라며 "해군 출신 총장이 (국방부 장관으로) 오니 육군이 긴장한다는 등 군간 갈등 같은 기사를 쓰던데, '해군 출신 장관' 이런 언사를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송 후보자는 지난 2006년 계룡대 근무지원단 납품 비리 의혹 연루설에 대해서는 "여러 낭설이 돌던데 저는 독립운동가 순국선열 유가족으로서 사관학교를 나와 군 생활을 하고 사회에 나온 지금도 국가와 군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노력해왔다"며 일축했다. 또 전역 후 법무법인에서 고액의 자문료를 받았다는 의혹에 관한 질문에는 "(국회) 청문회 때 (답변) 할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회사를 위해 일한 게 아니고 국가를 위한 법률시스템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답했다.
송 후보자는 이날 국방부 기자실 방문에 앞서 한민구 장관과 서주석 차관을 만났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장관 후보자가 현직 장·차관을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방문은 송 후보자 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 관영 매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송 후보자를 국방장관에 지명한 것과 관련해 한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의 직접 운용을 시사한 것이라고 기대섞인 분석을 내놨다.
중국 공산당 산하 환구시보는 12일 "사드를 한국 정부가 구매해 직접 운용하면 한중간 사드문제를 풀 수 있다"고 한 송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조명하며 문 대통령이 송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이같은 방식으로 사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라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그러면서 송 후보자가 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국방안보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안보 분야 공약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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