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레이스가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5당 후보들은 25일 TV토론에서 일자리 해법과 북핵 책임론 등 정책 분야는 물론 막판 변수인 후보 단일화 문제를 놓고 전방위 충돌했다.
이날 밤 JTBC와 중앙일보, 한국정치학회가 공동 주최한 대선후보 4차 TV토론회에서 첫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일자리 문제 해법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민간보다는 공공 역할을 강조한 해법을 제시한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자유한국당 홍준표·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기본적으로 일자리가 민간의 영역이라는 데 방점을 뒀다.
문 후보는 "계속 민간에 맡기자면 일자리 문제를 그대로 가자는 것과 똑같다. 국가예산을 가장 소중하게 써야 할 곳이 일자리"라고 했고, 심 후보도 "지금 같은 저성장 시대에 일자리를 민간에만 맡긴다는 것은 고용절벽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홍 후보는 "정부 역할은 강성귀족노조를 없애고 기업으로 하여금 자유롭게 투자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했고, 안 후보와 유 후보도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북핵 등 한반도 안보위기의 책임을 놓고서도 문·심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홍·유 후보는 김대중(DJ)·노무현 정부를 각각 원인 제공자로 지목하며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경제와 안보 분야의 쟁점 토론이 '2대3' 또는 '2대2'로 펼쳐진 복식 대결이었다면, 개별 후보 간 국지전은 한 치도 양보없는 태도로 상대를 몰아붙이는 난타전을 방불케 했다.
우선 홍 후보는 문 후보의 저서 '문재인의 운명'의 구절을 인용해 "미국의 패배와 월남의 패망이 진실의 승리냐. 공산주의가 승리한 것인데 희열을 느꼈다는 건가"라고 추궁한 뒤 '일심회' 사건을 거론하면서 "문 후보가 비서실장을 할 때 간첩단 수사를 막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나는 청와대에 있지도 않을 때다. 왜 이렇게 거짓말을 하느냐"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 일가 640만 달러 수수 의혹을 놓고 홍 후보가 재수사와 환수를 요구하면서 "수사 기록을 보면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에게 직접 요구했다고 돼 있다"고 했고, 문 후보는 언성을 높이며 "허위를 늘어놓고 그 전제 하에 질문하는 게 아니냐. 돌아가신 고인을 그렇게 욕보이느냐"고 반격했다.
토론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이날 바른정당에서 제기한 홍 후보, 안 후보, 유 후보의 단일화 논란이었다.
사실상 비문(비문재인) 후보 단일화로 선거 막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으나, 대상 후보들은 저마다 완주를 다짐하며 선을 그었다.
이 문제를 꺼낸 쪽은 단일화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문 후보였다.
단일화에 대한 생각을 밝혀달라는 문 후보의 공통 질문에 유 후보는 "단일화하지 않는다"고, 안 후보는 "그럴 일이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홍 후보는 "나는 생각도 없는데 바른정당 존립이 문제가 되니까 한 번 살아보려고 하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 속에 다소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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