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63),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72)이 대선 주자 지지율 1,2위를 기록한 가운데 중위권 안희정 충남지사(51)와 남경필 경기지사(52) 등 비교적 젊은 대선주자들이 '50대 기수론'을 들고 나왔다. 풍부한 정치·행정 경험을 무기로 정치 혁신을 내세운 이들이 전황을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 지사는 23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반 전 총장이) 지금 어떤 신념으로 어떤 정당과 함께할 것인지 아직도 안 밝히고 있는데 민주주의 정당정치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70대 반 전 총장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50대인 자신은 부각했다. 그는 한 언론인터뷰를 통해서는 "장년이 된 50대가 새로운 위기 앞에서 대한민국을 이끌겠다고 도전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지만 당내 주자 1위인 문 전 대표와도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 전 대표의 사드 배치 보류 의견에 대해 "전임정부가 국가 간 협상한 것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고 반박한 것이다.
남 지사도 대표적 50대 기수론자다. 그는 같은 날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창당준비회의에서 "문 전 대표에게서는 대통령다운 리더십을 찾아볼 수 없다"며 "자기철학·미래·통합·책임 등 네 가지 덕목을 갖추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경필에게는 있지만, 문 전 대표에게는 없는 4가지'의 글에서 "문 전 대표를 향해 "'내'가 없고, '비전'과 '함께'도 없으며, '책임감'도 없는 문 전 대표는 '올드' 정치인"이라고 주장했다. 60대 문 전 대표를 겨냥하면서 50대 행정가인 자신을 부각한 것이다.
이들이 50대 기수론을 들고나온 것은 촛불민심이 새로운 정치질서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외교관료와 국제기구 수장을 역임한 반 전 총장이나, 2012년 대선후보이자 참여정부 각료였던 문 전 대표를 '옛 인물'이라고 비판하면서 자신을 스스로 새로운 인물이라고 내세워 지지율 상승을 노리는 셈이다.
이들은 단순히 젊기만 한 것은 아니다. 남 지사는 5선의원을 지냈고 경기지사를 역임하면서 탄탄한 정치·행정경험을 갖고 있다. 안 지사는 민주당 최고위원과 두번째 충남지사 임기를 가지며 도내행정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59)은 이날 대선공약을 내놓으면서 존재감 부각에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파견법폐지와 기간제 노동자의 고용 제한 등을 골자로 한 노동 관련 대선 공약을 내놨다. 그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두고 국민행복을 말할 수 없다"며 "비정규직을 이제 폐지에 가까운 수준으로 줄이고, 부당한 차별도 철폐해야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는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현 정치가 과거 70년대의 경제성장, 80년대의 운동권에 머물러 있다"며 "분권과 연합의 정치를 실제로 우러나서 할 수 있는 세력과 정치인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해 세대교체론을 들고 나왔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57)는 최근 "(반 전 총장은) 이제 정치초년생인데 40대가 초년이면 괜찮은데 70대가 초년이면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해 반 전 총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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