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조기 대선론이 급부상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향후 대선 국면에서 전초기지 역할을 할 당대표 특보단을 발촉시키면서 관심이 쏠린다. 이번 대표 특보단은 역대 민주당 특보단 중 최대규모인데다, 민주당 각 대선캠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망라돼 있어 박근혜 대통령 탄핵 후 조기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당의 핵심조직으로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27일 “이달 중순 추미애 대표가 특보단 인선작업을 완료하고 매주 월요일마다 정기회의를 열고 있다”며 “이미 2차례 회의를 개최했고, 추 대표도 직접 참석해 여러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보단은 당헌·당규상 대표를 보좌한다고 명시된 당 대표의 자문기구다. 이같은 특보단은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야당총재 시절부터 즐겨 활용했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꾸려진 당시 국민회의(민주당 전신) 총재특보단은 문희상 의원이 단장을 맡고 당시 초선이었던 추미애, 김민석, 정동영, 천정배, 신기남 의원 등이 참여했다. 김 전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1999년 정균환 전 의원이 특보단장을 맡아 2002년까지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정 단장은 원내 전략 및 야당과의 협상은 물론 총선 공천까지 주도하면서 파워가 당 대표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 이후 민주당에선 제대로 된 특보단이 꾸려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대통령 밑에서 정치를 시작한 추 대표가 오랜만에 특보단을 출범시키면서 그 위상과 역할에 대한 당내 관심은 높은 상황이다.
이번 추미애 대표 특보단은 17명의 현역 의원들을 포함해 모두 23명이 참여해 역대 민주당 특보단 중 규모면에서 최대다. 과거 특보단이 초선의원들 위주로 꾸려졌던 것과 달리 이번 특보단에는 중량급 인사들도 참여했다. 원외 민주당을 이끌다 지난 9월 더불어민주당과 합당하면서 정계에 복귀한 김민석 전 의원이 특보단장을 맡고, 4선의 안민석 의원, 재선의 박범계 의원이 포함됐다. 원외인사이지만 당 외곽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3선의 최재성 전 의원도 참여했다. 이외 초선에선 이훈 김병기 김해영 조승래 김정우 황희 의원 등이 있고, 간사는 민주당 당료 출신으로 잔뼈가 굵은 권칠승 의원이 맡았다.
이번 특보단에는 민주당의 각 대선후보 캠프를 대표하는 인사들도 고루 참여해 경선룰과 같은 첨예한 문제도 다루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문재인 전 대표 측 인사로는 최재성 전 의원과 박범계·권칠승·김병기 의원 등이 있고, 안희정 충남지사 측에선 조승래 의원이 합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측 인사로는 박 시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천준호 서울 강북구갑 지역위원장이 꼽힌다.
특보단에 참여한 한 의원은 “당의 공식 경선관리 조직에서 경선룰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전 특보단에서 관련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문기구 성격인 만큼 오히려 첨예하지 않은 분위기에서 경선룰의 윤곽을 잡아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수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