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핵 능력을 제한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해 파장이 예상된다. 이는 미국 측 정보수장이 한반도 비핵화를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는 한·미 정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되는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외교협회(CFR) 주최 세미나에 참석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클래퍼 국장은 “핵무기는 북한의 협상전략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방편이 됐다”면서 “북한을 비핵화하겠다는 생각은 현실성이 없다”고 진단했다. 사실상 비핵화보다는 북한 핵능력을 현재 수준에서 동결하고 ‘비확산’에 초첨을 맞춰야 한다는 취지다.
클래퍼 국장은 또 북한의 미사일 기술 수준과 관련해 “북한의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의 경우 시험을 해보지 않아 제대로 작동하는지 북한도 모르고 미국도 모른다”면서 “하지만 북한이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포함해 잠재적으로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래퍼 국장은 이와 함께 “대북확성기 방송이 흘러나오거나 비정부기구(NGO) 단체들이 전단을 북한에 보내면 그들은 바짝 긴장한다”면서 “그러한 정보전이 북한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는데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조언했다.
미국 정부는 그러나 클래퍼 국장의 발언을 일단 부인하며 진화에 나섰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변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우리의 정책목표는 검증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이어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 재개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북한이 비핵화 과정으로 돌아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도 “그동안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케리 국무장관을 포함한 미국 정부는 북한을 절대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달성을 추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누누히 공개적으로 밝혀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는 “한·미는 물론 국제사회의 북핵불용 의지는 변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어느때보다 강력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무부는 유엔에서 북한 인권탄압을 강력히 규탄하는 새로운 결의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스콧 버스비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헤리티지재단 토론회에서 “유엔총회 제3위원회의 이번 회기에서 북한의 인권상황을 비판하는 또다른 강력한 결의안을 통과시키고자 다른 정부들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스비 부차관보는 “제2차 제재 대상자 명단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으며 오는 12월에는 명단을 발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워싱턴/이진명특파원·서울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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