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여권의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라오스에서 조우했다.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중인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은 지난 7일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갈라 만찬장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는 장면이 포착돼 관심을 끌었다. 반 총장은 국제기구 수장 자격으로 부인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행사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 오른쪽 옆에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이 자리했고, 수치 고문 오른쪽에 반 총장 내외가 앉았다. 관례상 라오스 전통복장을 입은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은 합석한 지도자들과 반갑게 건배를 나눴다. 불필요한 오해를 우려해서인지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은 만찬장에서 잠시 인사를 나눴을 뿐 별도 만남은 갖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라오스에 오기 전에도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때 잠시 인사를 나눴으나 별도 만남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만찬장에서 두 분이 어떤 말씀을 나눴는지는 알 수 없다”며 “두분이 별도 회동을 계획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은 8일 열리는 EAS에도 함께 참석하는 만큼, 회의장에서 또다시 조우할 가능성이 높다.
두 사람은 지난 4월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렸던 미국 워싱턴에서 별도로 시간을 내 약 20분간 회동한 바 있다. 당시 회동후 한국을 방문했던 반 총장은 국내에서 대권 출마를 강하게 시사하는 행보를 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편 반 총장 팬클럽인 ‘반딧불이’가 오는 11월 1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창립대회를 개최하며 반 총장의 지지세 확산을 위한 바람몰이에 나선다. 반딧불이 관계자는 “9일 충북 증평읍 삼색마을공동체회관에서 창립대회와 반 총장 귀국시 환영행사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은 여권의 유력한 대권후보로 꼽히는 반 총장에게 적극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이다. 특히 반 총장의 고향인 충북 음성 지역 인근에 지역구가 있는 새누리당 현역 의원 일부는 반딧불이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 총장의 대표적인 외연조직으로 꼽히는 반딧불이는 지난 7월 제1차 반딧불이 포럼을 개최해 반 총장 알리기에 나서며 밑바닥 민심을 다지고 있다.
[비엔티안(라오스) = 남기현 기자 / 서울 =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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