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21일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을 초청해 90여 분 간 특강을 들었다. 반기업 이미지가 강했던 정의당이지만 최근 제조업계를 중심으로 한국경제에 닥쳐온 위기를 도외시할 수 없다는 인식 변화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날 특강에는 심상정 상임대표, 노회찬 원내대표, 이정미 원내수석부대표, 김종대 원내대변인, 윤소하 의원 등 정의당 현역 의원 대다수가 참여해 열의를 보였다. 심 상임대표는 “제가 아마 정치인 중에는 현대자동차를 가장 많이 드나든 사람일 것”이라며 친근감을 나타냈다. 현대자동차 측에서는 정 사장을 비롯해 박홍재 부사장 등 총 6명이 참석했다.
발표를 맡은 박 부사장은 먼저 중국과 일본 사이 ‘신 넛크래커’ 및 글로벌 저성장 등의 상황 아래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현실을 짚었다. 이후 높은 인건비 수준 등 경영 위협 요인을 설명하며 정치권이 앞으로 종합적인 발전 전략 수립과 안정적 내수 시장 확보 방안에 대해 노력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상임대표는 강연에 대해 “제조업 육성에 대한 여러 인식은 우리 당도 이전부터 있었다”며 공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다른 입장에 서 있는 경영자의 의견을 가감없이 듣고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은 하지만 뼈있는 비판과 함께 노사관계에 대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심 상임대표는 “재벌에 좋은 것이 대한민국에도 좋다는 시대는 끝났다”며 “재벌의 이익과 대한민국의 이익이 충돌되기까지 오는 동안 재벌은 스스로 변화할 시기를 놓쳤다”고 비판했다.
심 상임대표는 이어 “노동자들의 경영참가, 산별교섭의 수용 등을 현대자동차에서 선별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노동조합도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 같은 큰 프로젝트에 동참할 수 있는 그런 계기들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란 입장을 전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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